남북문제
김정은 北 최고지도자도, 추석 선물 돌릴까?
뉴스종합| 2013-09-17 08:55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나라 대통령이 추석을 맞아 사회 각계 인사들과 사회적 배려계층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처럼 북한의 최고지도자도 주민들에게 명절선물을 보낼까.

정답은 ‘예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다.

북한은 1960년대까지 추석과 설 등 민속 고유의 명절을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배격하다 1980년대 들어 민족주의 색채를 강화하면서 88년과 89년 추석과 음력 설을 각각 명절로 부활시켰다.

탈북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최고지도자의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명절선물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사라졌다.

북한은 설 명절 때는 주민들에게 고기와 떡을 주곤 했으며, 추석 명절 때는 차례용 술을 한병씩 지급했다. 때에 따라서는 하루치 백미를 특별배급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당·정·군 간부들에게는 고급 양복지 원단과 양주, 과일, 식료품 등으로 구성된 선물상자를 보냈다.

탈북자 출신인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은 “북쪽은 추석이라고 해봐야 하루 쉬는 게 전부고 국가에서 술 한병 공급해주면 조상 묘를 찾아가 술 한잔 올리고 오는 게 끝”이라며 “그나마 경제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술 공급도 끊겨 개인이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설과 추석이 아닌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과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탓에 뒷전 신세로 밀리는 탓도 있다.

북한은 만성적인 경제난 속에서도 김일성, 김정일 생일 때는 술과 기름, 간장, 돼지고기, 생필품 등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김일성 생일에 맞춰 2년에 한번씩 교복을 지급해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태양절을 기다리는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한편 생뚱맞게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한 국민들에게 추석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던 2000년과 2007년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면서 칠보산 송이를 각각 4t과 3t을 청와대로 보냈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보낸 송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