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아프리카 외교 중요하다더니..턱없이 부족한 공관ㆍ직원
뉴스종합| 2013-09-23 09:09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아프리카 전체에 파견된 외교부 직원을 다 합쳐야 베이징 주재 대사관직원 수 정도인게 현실이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과 시설, 불안한 정치적 상황에서 교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현지 공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에 따라 교민 수도 늘어나는 만큼 주재 공관의 수와 규모를 늘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에 힘입어 아프리카 내 재외국민의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05년 7900명 수준이던 재외국민 수는 2011년 1만1000여명으로 1.5배 가까이 늘었다. 대규모 공사와 자원개발이 이뤄지는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동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최근 10여년 사이 르완다 등 기존 분쟁지역이 치안상황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교민 안전을 위협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말리와 소말리아는 여전히 내전 중이고 수단 다르푸르 사태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말리아 내전에 개입한 케냐에 대한 이번 테러에서 보듯이 아프리카 내 분쟁은 인근 국가로 쉽게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 교민 보호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 교민의 보호를 담당할 공관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 아프리카 지역 54개 수교국에 주재하고 있는 공관 수는 24개. 중동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북아프리카 국가를 제외하면 19개에 불과하다. 최근 늘어난 공관은 2011년에 개설된 우간다와 르완다 내 분관 정도다. 우리 공관이 상주하지 않는 나머지 국가에 대한 영사 업무는 인근 국가 주재 대사나 영사가 비정기적으로 출장을 가거나 정무적 일정으로 해당 국가를 방문할 때 처리하게 돼 있어 교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공관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더욱 부족한 형편이다. 이번 인질 사태가 벌어진 케냐에서 교민의 생사 확인과 안전 확보에 나선 주 케냐 대사관 직원은 모두 합해 8명. 이중 영사 보직을 받은 직원 수는 2명이다. 주변 국가 상황까지 챙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원일 수 밖에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그나마 교민 수가 많은 케냐는 직원 수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공관은 3~4명 정도 규모에 불과해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 캐나다나 브라질 등 우리와 국력이 비슷하다고 평가되는 중진국의 현지공관 규모는 우리보다 30% 이상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력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관 수나 규모를 늘리기 위해선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의 재정 및 인력 제한 규정을 통과해야 하는 데다 국회의 최종 승인도 받아야 해서 쉽지않다”며 “현지 사정을 직접 확인하고 현재 공관 규모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