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美 전문가, “일본, 북한 위협 빌미로 핵무장 추진할 것”
뉴스종합| 2013-10-23 09:54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등으로 재무장에 나선 일본이 북한의 위협을 핑계로 핵무기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DC 소재 아시아정책연구소(NBR)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리처드 새뮤얼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국제연구센터 소장 등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일본 내에서 최근 국내외적인 요인으로 핵무기 보유에 대한 논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로 알려진 새뮤얼스 소장은 우선 일본이 북한과 중국으로부터의안보 위협을 이유로 핵무장을 추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정권붕괴 혹은 외부공격에 직면할 경우 더이상 잃을 게 없다고 판단하고 일본에 대해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면서 “또 북한 정권의 핵무기 통제 능력이 의문시된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돌출행동을 우려한 일본이 핵무기에 의한 억지력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것.

그는 또 최근 국방예산을 급격히 늘리는 중국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경우 미국의 핵우산이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일본의 핵무기 보유를 부추기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뮤얼스 소장은 그 근거로 유일한 피폭국으로서 핵무장에 반대해 온 일본 국민의 여론과 정치권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올해 총선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체 핵무기 개발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힌 응답 비율이 약 3분의 1에 달했다는 것.

실제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慎太郎)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등 우익세력들은 “일본은 주변국으로부터 핵 공갈을 당하고 있다”며 “일본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이 핵무장에 나설 경우 북한이 자신들의 핵 개발의 명분으로 삼을 것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바라는 우리 정부로서는 난감해진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일본이 핵무장에 나서면 북한과 중국 역시 이에 대응해 핵무기 능력 증강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이를 우려한 미국이 일본을 통제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자국이 핵 우산을 제공하고 있는 국가가 핵무장과 관련, 일탈행위를 하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일본의 핵무장 의도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일본은 이날 군축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발표된 핵무기 불사용 성명에 동참했다. 이 성명은 “모든 국가는 핵무기 사용을 막고 확산을 방지해 핵군축을 달성하는 공통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