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北, “비핵화 사전조치는 없다”
뉴스종합| 2013-11-11 09:45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사전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6자회담 재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1주일 사이에 미국과 북한을 오간 우다웨이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의 중재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사전조치란 신기루나 같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의 대답은 미국이 우리에게서 그 어떤 사전조치가 먼저 취해지기를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ㆍ미ㆍ일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데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셈이다.

신문은 “진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나라는 바로 미국”이라며 “미국의 적대행위로 조ㆍ미 쌍방 사이에 풀어야 할 문제는 빈 공약으로만 남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으로 한반도 정세가 긴장되고 있다“며 “지금 조선반도에는 평화보장을 위한 그 어떤 제도적 장치도 없고 미국의 거부로 대화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요구한 적대시 정책 철폐와 평화 협정 체결을 미국이 회담 의제로 받아들이지 않은데 대한 반발이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바쁜 것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다”며 “미국이 대조선 적대정책 철회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우리가 비핵화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과 같은 일은 꿈에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6자회담 중재노력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8일 미국을 방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회담 조건을 각론 수준에서 논의하고 “6자회담 재개를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후 1주일 만에 평양을 방문해 한때 6자회담 재개합의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뒤이어 열린 한ㆍ미ㆍ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세 나라가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우 대표의 방북 기간이 길어지면서 북한이 미ㆍ중 간 논의된 회담 조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번 논평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이 재확인 됐다”며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는 여전히 험난한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