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올해는 새로운 외교관 모델 첫 탄생”
뉴스종합| 2014-01-28 11:55
‘엉덩이 무거운’ 공부는 이제그만
‘제너럴리스트 · 스페셜리스트 돼야


지난해 47기를 마지막으로 필기시험 중심의 외무고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올해 43명의 1기를 시작으로 국립외교원이 외교관 후보자 정규 과정을 도맡는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모아 정부가 직접 새내기 외교관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올해부터 외교관 양성 과정을 책임지게 된 윤덕민(55·사진) 국립외교원장의 각오는 남달랐다. 한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이 바뀐 만큼 새로운 유형의 외교관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

윤 원장은 “빈 체제 이후 외교관이라 하면 흔히 상대국과 말로 담판을 짓는 특명전권대사의 모습을 떠올리지만 지금은 외교가 다루는 분야가 넓어지면서 해양수산부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각기 전문 분야를 두고 외국 정부의 카운터파트를 만나 협상해야 하고 정상들도 직접 외교에 뛰어든다”며 복잡해진 현대 외교의 양상을 설명했다.

그는 “외교관들이 주재국 시민사회에 파고들어 총체적 국익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미선ㆍ효순 양 사건’ 이후 대사부터 자전거를 타고 주재국 국민을 만나 공공외교를 펼치는 미국 외교관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그래서 정규 과정은 ‘엉덩이 무거운’ 공부를 지양하고 1년 3학기 동안 국제법, 정치, 국제금융, 지역 연구에 있어 전문지식과 함께 어학 능력, 협상 및 연설 등 외교 역량을 동시에 쌓는 아카데미 과정으로 짜였다. 모든 과정생은 1년 동안 한 개의 분야와 지역, 2개의 언어에 능통한 ‘제너럴리스트이자 스페셜리스트’가 돼야 한다.

출발은 좋다. 윤 원장은 “첫 과정생부터 이집트 외교장관과 아랍어로 대화하고 중남미에 이미 상당한 인맥을 쌓는 등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모였다”고 자랑스레 소개했다.

좋은 구슬을 모았어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법. 윤 원장은 과정생들의 잠재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기 위해 연구 중심의 국립외교원을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꿨다.

1년 내내 국제법을 가르치는 국제법센터와 협상센터를 따로 세웠다. 신각수 전 대사 등 30년 이상 현장을 누빈 전직 외교관과 국제협상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테렌스 호프만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수준의 교수진을 초빙했다. 많은 학습량과 강한 경쟁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생들을 위해 지도교수제와 심리상담 기회도 제공한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