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선거 미스터리…김여정 유학시절 가명 ‘김정순’ 존재, 김경희 동명이인설도
뉴스종합| 2014-03-12 09:58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11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선자 687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정은 시대 새로운 권력구도의 윤곽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남겼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여동생인 ‘김여정 가명설’과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동명이인설’이 대표적이다.

김여정은 당초 선거 당일이었던 지난 9일 김정은과 함께 김일성정치대학 투표소에서 투표하면서 대의원 진입이 유력시됐지만 북한이 공개한 대의원 명단에서는 이름이 빠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대의원 명단에는 김여정이 스위스 유학 시절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정순’이 포함돼 있었다.

김정순은 제250호 피현선거구 당선자로 등록됐는데, 지난 2009년 치러진 제12기 대의원 선거 때는 없었던 새로운 인물이다. 다만 김정순이 김여정의 가명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현준 동북아평화문제연구원장은 12일 “북한이 김여정을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으로 소개한 마당에 굳이 가명을 쓸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과거에도 백세봉 국방위원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등장했을 때 백세봉의 이름이 ‘백두산의 세 봉우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철이나 김정은의 가명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

일각에선 김여정이 향후 보선을 통해 대의원으로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제12기 때는 최광진, 곽범기, 김창룡, 김승두, 리길춘, 전용남 등이 보선으로 뒤늦게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희 당비서의 대의원 진입 여부는 또 하나의 미스터리다.

김경희는 이번에 제285호 태평선거구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통일부는 지난 제12기 대의원 선거 때 김경희란 이름이 2명 존재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당선된 김경희가 김정은의 고모가 아닌 동명이인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12기 대의원의 경우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는 평양에 해당하는 3번 선거구였고 또 다른 김경희는 260번 선거구였는데, 태평선거구가 함경도 지역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다른 인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대의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인명사항은 빼고 이름만 공개하는 바람에 빚어진 촌극이라 할 수 있다.

김경희 동명이인설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제13기 1차 회의를 통해 확인 가능하겠지만 김경희가 건강상태가 안좋아 참석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의문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