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핵실험 강행땐 결국 국제적 고립만 심화”
뉴스종합| 2014-03-31 11:04
클링너 美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
“새 제재 막으려고 과도한 긴장국면 조성”

북한이 새로운 종류의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 다시금 한반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북ㆍ미 대화를 압박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지만 도리어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위협은) 과거의 공허한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며 “북한의 이번 위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에 따라 새로운 결의안을 검토하는 데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작년 초에도 3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의 새로운 제재 결의를 막으려고 긴장을 위험스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북한이 당시 “과거에 보지 못했던 다종화된 우리 식의 정밀 핵 타격으로 서울뿐 아니라 워싱턴까지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 전례를 들었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 위협은 실제로 제 4차 핵실험에 들어가기 위한 예고라기보단 새로운 제재가 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것.

북한의 위협은 회담 재개 조건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6자회담을 겨냥한 포석이기도 하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7~21일 평양을 방문했지만 6자회담 관련 일정은 보도조차 되지 않으면서 북한과 한ㆍ미ㆍ일 간 입장차를 중국이 조율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거듭된 6자회담 요구에도 ‘전략적 인내’의 태도를 지속적으로 견지하는 상황이다. 이에 북한은 핵 프로그램 동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을 경우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핵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란 위기감을 미국에 심어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보다 다종화된 핵 억제력을 각이한(각각 다른) 중장거리 목표들에 대하여 각이한 타격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여러가지 형태의 훈련들이 다 포함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 역시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하고 제4차 핵실험을 통해 보다 소형화ㆍ경량화된 핵탄두 개발이 가능하다는 위기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위협은 의도와 달리 ‘자충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한ㆍ미ㆍ일 3국이 한ㆍ일 관계로 흐트러진 대북 공조체제를 추슬렀다. 곧 열릴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보다 강경한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대문 앞에서 일이 터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제 4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가 재차 고조되는 것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보여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국제적 고립만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