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과 미국이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DD)’의 한반도 전개를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페피노 드비아소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MD) 정책국장은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사드의 성능과 가격을 알기 위해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드비아소 국장은 이어 한국 정부가 요청한 정보는 신형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PAC-3)과 사드 관련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현 시점에서는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결정을 돕기 위해 한국과 계속 검토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비아소 국장의 발언은 현재 종말단계 상층방어체계인 사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미국과 협의한 적도 없다고 밝혀 온 한국 국방부의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사드는 현재 전세계 미군에서 전력화, 실전배치하고 있는 과정에 있고 현지사령관으로부터 필요한지 아닌지 건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주한미군에 배치된다고 결정되면 한국에 협조요청이 올 텐데 그 때 검토할 예정이고, 아직은 어떠한 결정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3일 “내가 개인적으로 사드 전개에 대해 요청한 바 있다”며 “언론에선 현재 사전조사 연구가 이뤄진다는 식으로 묘사했지만 한국에 사드를 전개하기 위한 초기 검토가 이뤄지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종말단계 하층방어 위주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추진하고 있다”며 “또 높은 고도에 있는 요격미사일로 L-SAM을 현재 개발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사드를 도입한다는 검토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주한미군이 아닌 한국 정부가 사드 정보를 요청했다는 드비아소 국장의 발언이 착각이냐는 질문에도 “그런 적이 전혀 없다”면서 “아마 보도가 잘못됐거나 잘못 말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사드는 지상에서 발사돼 40~150㎞ 고도에서 적의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어체계로, 함정에 배치돼 역시 고고도에서 적의 미사일을 타격하는 SM3와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MD체계를 구성하는 핵심이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