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北, 유엔 총회 전후 이란ㆍ러시아 접촉…대미(對美) 합종연횡
뉴스종합| 2014-09-23 08:59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북한이 최근 활발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를 앞두고 이란과 러시아 등 국제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들과 연쇄 접촉해 주목된다.

리 외무상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도착에 앞서 13일부터 17일까지 이란을 방문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 이후에는 러시아를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두 국가는 핵 개발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북한이 이들을 끌어들여 국제 외교무대에서 미국과 맞설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특히 유엔 총회 참석을 앞두고 이뤄진 이란 방문은 북한과 이란의 핵ㆍ미사일 협력 가능성 때문에 미국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리 외무상이 회담에서 “이란과의 협력관계를 여러 분야에서 확대발전 시킬 것”이라고 예고한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IS) 격퇴에 골머리를 앓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현재 이란과도 협력하는 상황이지만 이란이 미국이 주도하는 비확산 체제의 중대한 도전자라는 근본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리 외상은 당시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법률협상기구 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도용해 얻어낸 결의에 기초해 우리나라에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해 미국에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러시아 방문 역시 미국의 신경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여준 푸틴 정권의 지역 패권 야욕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이 공화당으로부터 쏟아지는 판국이다.

사실 리수용 외교행보의 숨은 겨냥점은 중국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란 방문을 마친 리 외무상은 중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뉴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엔 총회 후에도 중국 경유 없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취임한 리 외무상이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북한의 최대 후원국임을 자임하는 중국으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리 외무상은 이번 총회에서 북한의 인권·핵·미사일 문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한·미·일 공동전선에 대항하고 중국의 신경을 자극하는 외교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