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日 “새 담화로 고노담화 무기력하게 만들면 된다”
뉴스종합| 2014-10-07 11:18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가 고노담화를 무력화할 뜻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이 밝힌 만큼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을 중 추진될 것으로 보였던 한일 정상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기우다 특보는 6일 BS 니혼TV에 출연한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담화에 대해 “그 역할이 끝났다”고 밝혔다.

하기우다 특보는 “정부는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수정은 하지 않지만 무기력하게 만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노 담화를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새 담화를 내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전후 70주년(2015년)에 맞춰 새로운 담화를 내면 결과적으로 (고노담화는) 무력화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담화를 내겠다는 아베 총리의 의지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아베 총리는 작년 4월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아베 내각이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른바 ‘아베 담화’를 내놓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아베 내각은 일본 유신회와 우익 언론의 압력에 편승해 고노 담화의 작성 과정을 재검증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 보고서는 “고노 담화는 한국 정부와의 협의하에 작성됐다”며 그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최근에는 아사히 신문이 “제주도에서 위안부가 될 조선 부녀자를 강제 연행했다”는 요시다 세이지 씨의 증언을 기반으로 한 보도를 오보로 인정하며 취소하자 “고노 담화의 증거가 사라졌다”며 새 담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자민당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