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美, 한국에 ‘핵우산’ 제공 확언했다
뉴스종합| 2014-10-08 08:46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2011년 10월 방한 당시 한반도 유사시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패네타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펴낸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과의 관저 만찬 등 한국 고위당국자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한국 측과 북핵ㆍ미사일 문제를 논의했다고 소개하면서 “북한이 침략한다면 남한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하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리의 오랜 공약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핵우산’ 공약을 명확히 한 것.

패네타는 그 전해인 2010년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서 방한했을 때에도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보고한 북한 침략에 따른 비상계획에도 미군 사령관이 모든 한국과 미국의 병력에 대한 명령권을 갖고 한국을 방어하도록 돼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핵무기 사용도 포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그는 미 본토에 미사일 공격 등 적국의 위협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감행할 잠재적 국가들이지만 북한이 가장 우려스럽다”면서 “우리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북한의 잠재적 위협을 예측하는 데 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패네타는 특히 “무모한 북한 정권은 지속적으로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으며 미국 본토를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도 갖추고 있다”며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능력은 없지만, 앞으로 ICBM이 미국의 도시를 향해 날아들고 핵탄두가 아니더라도 재래식 탄두가 폭발하는 사태는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미사일 요격 능력과 관련해 그는 “당시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 감시장교들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수초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쉽지만 문제는 빠른 시간 내에 요격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패네타는 김정은의 정권 승계에 대해 “200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을 잃었을 때 우리는 누가 김정일 사후의 통치권을 쥘 것인지 몹시 알고 싶어했다”며 “특히 2009년 7월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북한이 일련의 노동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불행히도 북한 정권 내부상황에 대한 우리의 정보력은 약했고 피상적이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2010년 아들의 후계구도를 만들어가려는 신호를 보였을 때 우리는 매우 놀랐다”고 술회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