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군대 안가려 고환까지 적출…엽기적 병역면탈 시도 급증
뉴스종합| 2014-10-10 15:25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저는 큰 소리가 나면 팔다리가 저절로 움직여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상운동증을 이유로 들며 군대에 가지 않으려는 핑계를 대는 등 병역 면제를 시도하다 적발되는 건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10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 받은‘병역면탈 적발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병역면탈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178건에 달했다. 2010년 66건이던 것이 2011년 15건으로 줄었으나, 2012년 19건으로 다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48건으로 전년 대비 150%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벌써 30건이 적발됐다.

병역면탈을 위한 방법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엽기적이었다. 지난해 적발된 사례를 살펴보면 A군은 고의로 어깨 관절을 파열 시켜서 위장했고, B군은 고의로 어깨를 빼서 습관성 탈골증으로 위장했다.

문신으로 병역면탈을 하려는 시도도 줄지 않고 있다. 문신이 있으면 4급 공익 판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팔다리 또는 몸 전체에 걸쳐 고의로 문신을 시술하는 등 5년간 33명이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

정신질환 위장은 단골 메뉴였다. 2012년에 6명, 2013년에 7명, 2014년에 5명 등 5년간 33명이 대인기피, 우울증 등 정신분열병이나 인격 행태장애로 위장했다. 한 입영대상자는 큰 소리가 나면 팔다리가 움직인다며 이상운동증을 위장했다가 들통이 났다.

군 면제를 받기 위한 엽기적인 행태도 도를 넘고 있다. 작년에는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작두로 손가락을 고의로 절단하는 사례가 있었고, 양쪽 고환과 전립선을 적출하는 사례가 있기도 했다. 고의로 아토피 환부를 자극하고 치료를 방치해서 군 면제를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접한 정보를 통해 병역면탈을 모의하거나, 병역 면제를 온라인상에서 자랑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한 입영대상자는 인터넷 상에 “아픈데 없고 정신 멀쩡한데 군 면제 받았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가 병역면탈 행위가 적발됐다.

정미경 의원은 “병역을 고의로 기피하는 사람들로 인해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불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사람들이 발을 뻗고 잠잘 수 없도록,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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