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광개토대왕함 등 한국형 구축함, 아직도 486 컴퓨터 사용
뉴스종합| 2014-10-13 08:43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 해군의 기동전단 주력 전투함인 광개토대왕함(3200t급) 등 한국형 구축함(DDH-1) 전투체계가 일반 가정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486컴퓨터에 16MB메모리 등 노후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 소속의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3일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이 같은 내용의 ‘해군함정 전투체계 장비현황’을 공개했다.

함정 전투체계는 함정내부의 명령 하달과 함정간 전술데이터 및 레이더, 영상, 오디오 등 정보를 전송하거나 공유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하지만 광개토대왕함 등은 노후장비로 인해 예하 함정들의 정보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어 제대로 된 지휘함 역할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형 구축함(KDX-Ⅰ)사업에 따라 두 번째 제작된 을지문덕함의 경우 장비노후화로 매달 1번꼴로 전투체계 시스템이 다운되는 등 2012년 이후 DDH-1 전투체계에서 24번의 셧다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해군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매일 같이 전투체계를 리셋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함정 당 2개의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 동시에 다운되는 일은 생기지 않았지만 서버가 모두 다운될 경우 15분가량 지휘함의 역할을 전혀 할 수 없다.

김 의원은 “군이 도입 이후 15년이 넘은 구형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도입당시 대당 2000억원이 넘는 장비가 한순간에 고철덩어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예산을 확보해 장비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KDX-Ⅰ의 1번함인 광개토대왕함은 지난 1996년 건조돼 1998년 해군에 인도됐으며, 이어 을지문덕함이 1997년, 양만춘함이 1998년 각각 건조됐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