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어부’ 행세한 프로게이머…군 복무 대체 ‘후계 농어업경영인’ 악용
뉴스종합| 2014-10-22 10:43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 지난 2012년 ‘후계 어업경영인’으로 등록해 군복무를 대체하던 프로게이머 A씨는 게임대회에서의 활약상을 본인의 SNS에 올렸다가 병무청 담당자에게 적발돼 자격이 박탈됐다. A씨는 현재 육군에서 현역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 한우 사육을 하는 ‘후계 농업경영인’으로 등록했던 B씨는 사실은 치킨 배달을 하고 있었다. B씨는 지방 병무청 담당자의 추적과 잠복근무를 통해 불법 행위를 현장에서 적발돼 편입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처럼 후계 농어업경영인 군복무 대체 제도를 악용해 엉터리로 군 복무를 해온 사람들이 적발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후계 농어업경영인 복무현황 ’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까지 허위로 후계 농어업경영인으로 등록해 군복무를 대체하다가 4명이 편입 취소되며 자격을 박탈당했다.

근무 기간중 연락이 두절되거나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복무연장 처분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후계 농어업경영인이란 지방자치단체장이 영농기반, 경력, 사업계획 등을 평가해 선발되는 인원으로 농업 또는 어업 종사를 통해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제도이다.

매년 400~500명 가량의 후계농어업경영인들이 이 제도를 통해 군 복무를 대체하고 있으며 올 9월 현재 378명이 복무 중이다.

정 의원은 후계 농어업경영인 제도가 악용되는 이유로 실태관리 담당자의 부족을 지적했다.

정 의원이 지방 병무청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국 13개 지방 병무청에 복무실태를 관리하는 담당자는 고작 한 명씩 배정돼 있었다. 이들은 산업체에서 복무하는 산업기능요원부터 연구소에서 배속된 전문연구요원, 그리고 각 지역에서 농사와 어업을 하고 있는 후계농어업후계자의 복무실태를 점검하는데 혼자서 1000명이 넘는 인원을 관리해야 하다보니 관리에 한계가 있다.

후계농어업경영인에 대한 복무관리는 해당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월 1회, 그리고 관할 지방병무청에서는 연 1회 사업장에 방문해 복무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산업체 등에서 산업기능요원이나 전문연구요원을 수행하는 이들과 달리 개인 사업장에서 자체적으로 농사와 어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있어 하나하나 현장에 방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 의원은 “군 복무를 피하기 위해 후계농어업경영인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금 열심히 일하는 후계농어업경영인과 국군 장병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하며 “선발과정에서부터 근무기간 동안 부정행위가 통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