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남북관계 냉온기류 혼재...나진·하산 시범운송 예정 속 北 인권 반발
뉴스종합| 2014-11-23 14:14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올 한해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남북관계가 여전히 안개속이다.

북한이 전쟁발발의 위험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던 호국훈련이 지난 21일 종료되면서 분위기 전환의 토대가 마련됐지만, 북한은 이번에는 유엔 인권결의안을 빌미로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이슈로는 우선 남북한과 러시아 3각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시범운송사업을 꼽을 수 있다.

포스코와 현대상선, 코레일, 그리고 정부 관계자 등 13명의 점검단은 24일부터 북한을 방문해 시범운송사업과 관련한 기술적 점검을 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운송에서는 러시아 서시베리아 광산에서 생산된 유연탄 4만500t이 중국 선적 화물선(5만6000t급)에 실려 나선항에서 포항항으로 운반된다.

29일 오후 10시께 포항항에 도착할 예정으로 분단 이후 남북관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가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5·24 대북제재 조치의 예외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다 북한 역시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범운송사업 이후 발전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추진도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열린 실무접촉에서는 이 여사의 평양 육로방문과 백화원초대소를 숙소를 사용하는데 합의했다. 김대중평화센터측은 조만간 북측과 2차 실무접촉을 갖고 방북 시기와 인원문제에 대해 추가 협의를 갖기로 했다.

하지만 남북관계 전망이 장밋빛 일색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유엔 인권결의안 통과 이후 추가 핵실험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대미·대남 비난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23일 성명을 통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과 그 하수인들이 유엔 무대를 악용해 조작해낸 인권결의를 전면 거부, 전면 배격한다”고 주장했다.

국방위 성명은 특히 “대조선 인권결의를 두고 그 무슨 경사나 난 것처럼 까불며 입을 다물 줄 모르는 박근혜 패당에게 따져 묻는다”면서 “이 땅에 핵전쟁이 터지는 경우 과연 청와대가 안전하리라고 생각하는가”고 위협했다.

북한은 앞서 20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서도 유엔 인권결의안 통과에 대해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핵시험을 더는 자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조건에서 미국의 무력간섭, 무력침공책동에 대처한 우리의 전쟁억제력은 무제한하게 강화될 것이다”며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에 하나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선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정세는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통상적으로 연말에는 결산에 집중하는데다 다음달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까지 있어 당분간 의미 있는 진전은 힘들어 보인다”며 “내년 북한이 신년사 등을 통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 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와 중대제안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뒤 제1차 고위급접촉과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을 수용한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