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南 삐라·한미군사훈련·흡수통일 입장 밝혀라”
뉴스종합| 2015-01-08 08:54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를 통해 남한 당국에게 대북전단(삐라)과 한·미 군사훈련, 흡수통일 시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남북대화에 앞서 사실상 전제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북한 국방위는 7일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자는 우리의 호소에 똑바른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를 자극하는 남조선군부의 대결폭언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며 “관계개선 분위기에 상관없이 침략적인 합동전쟁연습을 강행하려는 움직임까지 드러내놓아 온 겨레를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끓어 번지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담화는 이어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으로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올 생각이 있는가 아니면 삐라살포와 같은 대결소동에 계속 매달릴 작정인가”라며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담화는 대북전단 살포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문제이기 때문에 제지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남조선 당국이 아직도 ‘표현의 자유’와 ‘체제상 특성’, ‘법적근거의 부재’ 등을 구실로 제 관할지역에서 감행되는 대결망동 하나 저지시킬 수 없다고 떠들어대고 있다”며 “이런 무능무력한 상대, 이런 당국과 열백번 마주앉아야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또 한·미 합동군사연습과 관련, “남조선 당국은 나라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긴장격화의 길로 계속 나갈 작정인가 하는 입장을 똑바로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 발언 등을 거론한 뒤, “아직도 남조선 정계에서는, 그것도 당국자들 속에서 온 겨레의 진정한 통일대화와 접촉을 현 집권자의 ‘소통일론’, ‘대박통일론’ 실현에 복종시키려고 작당하고 있다”면서 “남조선당국은 대단합, 대단결 문제가 일정에 오른 이 시각 ‘제도통일’, ‘체제대결’에 대한 똑바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담화는 끝으로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자는 적극적인 호소에 비껴있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를 똑바로 새겨야 한다”며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 앞에 자기의 책임적인 입장을 밝혀야한다. 우리는 남조선당국의 차후 움직임을 각성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담화는 ‘위임에 따라’ 남한 당국의 입장을 요구한다고 밝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것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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