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썸’만 타던 남북관계, 대북전단 암초 만나
뉴스종합| 2015-01-20 18:22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전단 살포가 단행되면서 가뜩이나 공회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남북관계가 한층 더 꼬일 것으로 보인다.

남과 북은 각각 당국간 회담 제의와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를 통해 상대방에게 공을 떠넘겼다고 판단하고 서로의 답변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썸’만 타면서 결정적 ‘고백’ 없이 눈치만 살피고 있는 셈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격적인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관계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20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날 밤 경기도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10만여장을 살포했다며, 북한이 설까지 우리측의 대화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DVD를 대량 살포하겠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자제 요청을 받아들여 일단 다음 달 설 전까지 대북전단 살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북한이 남측의 대화 제안에 대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체제대결 책동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이번 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연습과 함께 대북전단 중단을 사실상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아예 판을 뒤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은 지난해 최룡해 당 비서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전격적인 인천 방문 뒤 어렵사리 합의했던 제2차 고위급접촉을 전단 때문에 날려버린 경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탈북자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공개함으로써 대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던 남북관계에 또 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며 “만약 해당 단체가 진정으로 북한체제의 민주화를 원한다면 전단을 살포하고서도 이를 공개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이어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이 이번 대북전단 살포 재개를 가져왔다”면서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남북대화 단절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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