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회의서…“여군, 명확한 의사표시 했어야”
[헤럴드경제]육군은 1군사령관이 성폭력 사건 대책 마련을 위한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다는 군인권센터의 주장과 관련, 6일 유감을 표시했다.
육군은 지난달 27일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성관련 사고대책 긴급주요지휘관 화상회의’ 당시 1군사령관의 해당 발언 녹취록을 이날 공개한 뒤 “군 사령관 발언이 국민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육군은 “군사령관의 발언은 사고부대의 상급 지휘관으로서 사고 발생에 대한 사과, 성관련사고 방지 활동에 대한 자체평가,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각오 및 향후 노력 등에 대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1군사령관은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육군대령이 긴급체포된 사건 직후 열린 이 회의에서 “지금 이런 사고를 저지른 남군들, 가해자”라며 “남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여군들에 대해서도 수차례에 걸쳐서…(중략) 행동을 해서는 안 될 것을 수없이 교육했지만…”이라고 지적했다.
1군사령관은 또 “(중략) 처음에 잘못된 것을 본인이 인지했으면…(중략) 본인이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했어야 했고…”라고 말했다.
그는 “(중략) 그래서 여군들에 대해서도 보다 정확하게…(중략) 허용 안 되는 것에 대해 좀 더 다시 한 번 정확하게 교육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지난 4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27일 성폭력 대책 마련을 위한 육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1군사령관 장모 대장이 ‘여군들도 싫으면 명확하게 의사표시 하지 왜 안 하느냐’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육군은 당시 1군사령관의 발언을 녹취한 기록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이날 돌연 녹취록에 담긴 1군사령관의 발언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육군 차원에서 당시 회의를 공식적으로 녹취한 기록은 없었지만 오늘 오후 예하부대의 실무자가 업무참고차 녹음한 것을 확인해 공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