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北 2015년 도발, 2012년 데자뷔…장거리 로켓 등 ‘깜짝쇼’ 가능성
뉴스종합| 2015-05-21 09:47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를 통한 핵무기 소형화ㆍ다종화 주장과 남측 국가원수를 겨냥한 도를 넘어선 비난, 잠수함 탄도 미사일(SLBM) 사출시험 등을 통해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행태가 2012년을 연상케 하고 있다.

북한은 강성대국 원년이라고 선포하면서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이 있었던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난공세를 쏟아내고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장거리로켓 발사를 감행하는 등 한반도 위기지수를 고조시킨 바 있다.

북한의 2012년 도발은 이듬해인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으로 귀결됐다.

북한이 지난 20일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력 강화 조치에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면서 내세운 핵 타격수단의 소형화ㆍ다종화란 표현도 3차 핵실험 이후 처음 등장했다.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21일 “북한 입장에서는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업적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며 “장거리로켓 발사나 핵실험, 또는 그와 유사한 깜짝쇼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 등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10일을 전후해 위성 탑재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특별준비를 지시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달 초 북한의 로켓 발사를 관장하기 위해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찾아 인공위성을 계속 발사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북한은 장거리로켓에 대해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한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발사시험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북한은 추가 핵실험 내지 장거리로켓 발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ISBM인 KN-08을 개발하기는 했지만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상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2013년 3~4년 주기로 핵실험을 실시했는데, 진전된 핵무기 소형화ㆍ다종화 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4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안팎으로 복잡한 상황이었는데 그나마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북이나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불발되고 현영철 숙청 등으로 한층 더 혼란스러워진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김 제1위원장의 업적을 부각시키고 외부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앞으로도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