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김관진 '뚝심'·홍용표 '논리'…‘매와 비둘기’의 절묘한 콤비
뉴스종합| 2015-08-25 06:22
김관진, 朴대통령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대북협상 주도

홍영표, 달변에 정연한 논리로 北지뢰도발 부당성 지적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피말리는 나흘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25일 새벽 극적으로 남북이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뚝심’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브레인’이 환상의 콤비를 이룬 결과라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대북관계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인 매파 김 실장과 다소 유연한 입장으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홍 장관의 조화가 절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66세인 김 실장은 15년이나 어린 홍 장관과 호흡을 맞춰 북측 대표로 나선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대좌했다.
남북은 22일부터 25일 새벽까지 ‘무박4일’간 진행된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하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고위당국자 접촉에 나섰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홍용표 통일부장관(왼쪽부터) [사진=청와대 제공]

김 실장과 홍 장관은 이번 마라톤 협상에서 북한이 지뢰도발사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등 남북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에도 흔들림 없이 북측을 설득해 결국 북한 측으로부터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다.

이번 협상에서는 특히 수석대표로 나서 협상을 주도한 김 실장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김 실장이 자신감을 갖고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특유의 뚝심에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에 발탁된 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총 3년반 동안 국방업무의 수장으로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방부 장관이 새 정부에서도 유임이 된 것은 국방부 창설 이후 처음이었다.

김 실장은 지난해 6월 국가 안보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되면서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이번 협상의 북측 카운터 파트로, 동갑내기에 ‘구면’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나섰다는 사실도 김 실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처음 만나 오찬을 함께 하고 협의를 갖는 등 탐색전을 가진 바 있다.

여기에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인 홍용표 장관의 ‘브레인’이 김 실장의 ‘뚝심’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올해 51세인 홍 장관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통일 분야 ‘브레인’으로 통한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외교·국방·통일분과의 실무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산하 통일비서관으로 근무했다.

특히 지난해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내세울 때나 3월 독일 방문에서 ‘드레스덴 구상’을 발표할 때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을 거치지 않고 파격적으로 두 단계 건너뛰어 통일부 장관으로 직행해 주목을 받았다.

홍 장관은 이번 접촉에서 노련한 협상가인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등에 맞서 논리 정연하게 북한의 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사과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달변인 홍 장관이 논리적으로 북측의 부당함을 추궁하자 북측 대표단이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며 홍 장관이 공격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음을 시사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