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낮에는 이 회사, 밤에는 저 회사…北 노동자 카타르서 해고ㆍ추방
뉴스종합| 2015-08-26 10:37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카타르 중견 건설회사가 북한 노동자 전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6일 “카타르 유명 건설회사인 CDC가 자사가 고용한 북한 건설노동자 108명을 전원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장이탈과 인권유린이 이유”라고 보도했다.

CDC는 지난 5월에도 북한 감독관들이 노동규정을 지키지 않고 착취한다는 이유로 북한 노동자 90명을 해고한 바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CDC가 지난달 자사와 계약한 북한 건설노동장 108명에 대해 전원해고와 강제추방을 북한 건설회사 사장에게 최종통보하고 추방시한을 8월1일 이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DC에서 근무하던 북한 노동자들은 7월26일 35명, 7월30일 38명, 8월1일 35명으로 나눠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카팔라’(Kafala)라는 제도에 따라 현지 고용회사가 외국인 노동자 체류보증을 하도록 하는데 회사가 이들을 해고할 경우 추방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CDC는 북한 노동자들이 사전승인없이 야간에 다른 건설회사 현장에서 일하는 등 현장이탈과 과로, 임금착취 등 인권유린을 해고 이유로 제시했다.

CDC는 지난 5월에도 북한 감독관들의 노동착취를 이유로 90명을 해고하면서 유사사태 재발시 나머지 인원도 즉각 해고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CDC는 이번에는 특히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를 강력히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CDC측이 북한 건설회사 사장에게 “주간에 CDC에서 근무하고 야간에 쉬어야 하는데 다른 건설현장에 투입해 북한 노동자들을 초과근무와 과로에 시달리게 하는 한편, 임금을 전액 지불하지 않고 대부분을 착취한 뒤 일부만 노동자 개인에게 제공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카타르 현지에서 건설업을 하는 이종설 씨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간부들이 CDC 직원으로 고용된 북한 노동자들을 야간에 빼내 카타르 대형 부동산 개발사인 에즈단 공사현장에 보내 일을 시켰다고 전했다.

이 씨는 또 북한 노동자들이 알 샤하니야 지역 숙소에 머물렀다면서 현재 이 숙소는 비어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건설현장 노동환경을 집중단속중이다.

한편 카타르에는 현재 3000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도로와 고층빌딩 등 건설현장에서 근무중이다.

이들은 북한 대외건설지도국 산하 수도건설과 건명건설, 남강건설, 젠코(Genco) 등 소속으로 남강건설 소속 노동자들은 전원 군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