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한민구 국방장관이 동행하면서까지 미측에 기술 이전을 요청해 KF-X사업의 활로를 뚫어보려던 우리 정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듯 보인다. 특히 청와대는 대통령 방미전에 양측의 기술이전과 관련해 협의사실을 공개하는 등 한국여론을 등에 업고 미측을 압박했으나 의외로 강경한 반대에 부딪혔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국 국방부 청사에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회의를 갖고 KF-X 사업을 위한 기술이전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국방부가 15일 전했다.
하지만 카터 장관은 조건부로도 KF-X 사업과 관련한 4개 기술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대신 기술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카터 장관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거듭된 기술이전 요청에 대한 공식 답변으로 볼 수 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카터 장관에게 기술이전과 관련한 협조를 당부하는 서신을 보냈으나 2개월이 넘도록 답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미 국방장관은 KF-X사업 협력을 포함해 방산기술협력 증진을 위한 한미간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는 합의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양 장관은 지난 8월 북한의 DMZ 도발에 대한 공동대처와 함께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등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또 양 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차질 없는 진행과 국방 우주ㆍ사이버, 방산 등 실질 협력을 증진시켜나가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한편, 올 제47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한·미간 동맹현안에 관한 협력을 더욱 심화·발전시키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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