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남북한 소통수단이 없다…남은건 TV방송과 확성기
뉴스종합| 2016-02-13 11:11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남한과의 통신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남북간에 공식 연락수단은 없는 상태다. 유일한 연락수단은 확성기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큰 소리로 이야기를 고래고래 높은 목소리로 전달하는 방법 외에 사실상 다른 연락 수단이 없다는 얘기다. 현대적인 첨단 통신장비는 남북간에 전혀 무용지물인 셈이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1일 개성공업지구와 인접한 군사분계선을 전면봉쇄하고 남북관리구역 서해선 육로를 차단한다고 발표한 뒤 정기적인 통신 점검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지난 7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TV방송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YTN 방송화면 캡쳐]

남북 연락 수단은 판문점 채널과 서해지구 군 통신선, 북한군과 유엔군 사령부간 직통전화, 해군간 무선통신망이다.

현재 이들 통신망이 모두 단절됨에 따라 유일한 공식 연락수단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에서 확성기를 사용하는 방법 뿐이다. 유엔사는 북한에 키 리졸브(KR)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연습 일정 등을 통보할 때 이 확성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측이 확성기로 연합연습 일정을 통보하면 북한군 경비요원들이 나와 수첩에 받아 적는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현재 남북 연락 수단인 통신채널은 다 끊긴 상태”라며 “유엔사와 북한은 확성기로 소통하고 남북한 간에는 방송을 통해 성명 등을 발표해 소통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서해지구와 동해지구 남북관리구역을 연결하는 군 통신선은 서해지구 3회선과 동해지구 3회선 등 6회선이다.

2002년 9월 17일 남북 군상황실 간 통신선을 설치키로 합의한 뒤 같은 달 24일에는 서해지구에, 2003년 12월 5일에는 동해지구에 각각 설치됐다.

광케이블인 통신선은 직통전화 1회선, 팩시밀리 1회선, 예비선 1회선 등이다. 2009년 12월 22일 서해지구와 동해지구에서 동케이블을 광케이블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공사를 완료해 그해 12월 26일부터 개통했다.

북한은 2011년 5월 31일 동해지구 통신선을 차단하고 금강산지구 통신연락소를 폐쇄했다.

개성공단 출입 인력의 명단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전달됐다.

남북은 서해상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2006년 2회선의 무선통신 채널을 가동했지만 2008년 5월 5일 북측이 일방적으로 차단하면서 지금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우리 측 함정에서 “여기는 한라산”이라고 교신을 하면 북측은 “여기는 백두산”이라고 응신했는데 지금은 전혀 반응이 없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군과 유엔사간 직통전화도 북측이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한 직후 끊어졌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