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한미일 모두 손안에…‘미사일 시위’ 벌이는 北
뉴스종합| 2016-08-04 11:27
북한이 미사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의 대척점에 있는 한미일 3개국이 모두 사정권에 있음을 차례차례 보여주면서다.

북한이 3일 오전 7시50분경 황해남도 은율군 일대에서 발사한 노동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동해상으로 1000㎞ 가량 비행해 일본 아키타현 오가반도 서쪽 250㎞ 지점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것으로 일본 방위성은 추정했다.

만약 미사일이 더 날아갔다면 주일미군 탄도미사일 조기경보레이더(AN/TPY-2) 기지가 있는 샤리키 지역까지 날아갔을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주일미군의 레이더기지 턱 밑까지 미사일을 날려 언제든지 이 일대를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셈이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EEZ 해상에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고, 지난 1998년 북한에 의해 발사된 대포동 1호(사거리 2500㎞)가 일본 열도를 넘어 1600여㎞를 비행한 이후 북한 미사일이 일본을 직접 위협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주일미군 레이더 기지 타격 뿐 아니라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한 이 미사일을 남쪽으로 쏠 경우 미사일이 경북 성주 상공에서 사드의 요격 범위보다 더 높은 고도로 비행한다는 점을 드러내 한미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사드배치 작업에 찬물을 끼얹으려 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북한이 동해로 발사한 미사일 궤도를 남쪽으로 돌려보면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 상공에서 이 미사일은 사드의 요격 고도(40~150㎞)보다 더 높은 곳에서 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3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에 대해 일부 영문 외신이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진 않았다’고 보도할 정도로 서방 세계도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사실상 ICBM(사거리 1만㎞ 이상)으로 여겨지는 장거리로켓(은하3호 또는 광명성호) 발사에 성공하며 미 본토 타격 능력마저 과시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6월에는 사거리 3500㎞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도 성공해 한반도에서 약 3300여㎞ 떨어진 괌 앤더슨 미군기지 타격 가능성도 높였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