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김수한의 리썰웨펀]북한 도발에 폭발적 매출신장…록히드마틴은 표정관리중
뉴스종합| 2016-08-18 18:02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리 군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비용을 주한미군이 모두 부담하게 됐으며, 우리는 부지와 기반시설 등을 제공할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 군이 부담하는 비용이 미미하기 때문에 마치 대형마트에서 괜찮은 공짜 사은품을 하나 얻은 기분에 도취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반도 사드 배치로 사드를 제조하는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은 폭발적인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때는 바야흐로 북한의 도발로 미국 무기업체가 떼돈을 버는 시대인 셈이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과시하며 여차하면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습적인 4차 핵실험, 2월 사거리 1만여㎞ 이상의 장거리로켓 시험발사 등으로 시작된 북한의 도발은 핵탄두 소형화, 대기권 재진입 기술력 시험, 무수단 시험발사 등으로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사드를 배치하며 패트리엇, SM-3 등 록히드마틴이 개발에 관여한 첨단 무기를 대거 수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패트리엇 발사 장면]

북한의 도발이 강화될수록 북한 미사일방어를 위한 예산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의 끝없는 도발이 미국 군수업체의 매출 폭증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미 군수업체 중에서도 사드와 패트리엇 등을 요격미사일을 제조하고 SM-3 개발에도 관여하는 록히드마틴이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일단 한반도 사드 배치로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의 사드의 수요가 늘고 있다.

사드는 최첨단 레이더 1대, 발사대 6개, 요격미사일 48이 1개의 사드 포대로 구성된다. 사드용 요격미사일(인터셉터) 1발의 비용은 110억원으로, 미사일 외에 사드1개 포대를 구축하려면 1조5000억원 가량이 든다.

사드의 경북 성주배치 결정으로 사드의 수도권 방어력 논란이 생기자 다시 웃은 건 록히드마틴이다.

사드 방어력이 미치지 못하는 수도권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 전력을 증강하기로 했고, 패트리엇 제조사는 록히드마틴이기 때문.

경북 성주에서 가동되는 사드 체계는 남한 중남부 2/3의 면적을 방어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 주변에 거주하는 약 2000여만명의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남부에서 제외되는 수도권 방어를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사드의 요격 고도(40~150㎞)를 감안할 때 경북 성주의 사드로 수도권 방어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일 방한한 미 육군장관 에릭 패닝은 오산 공군기지 패트리엇 기지를 돌아본 후 수도권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 패트리엇 전력을 증강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경기 오산, 전북 군산, 경북 칠곡 왜관 등에 배치돼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수도권 일대로 재배치하고, 기존 구형 패트리엇(PAC-2)을 신형 패트리엇(PAC-3)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패트리엇은 주한미군 기지에도 배치돼 있지만, 우리 군 부대에도 배치돼 있다. 특히 PAC-2를 보유 및 운용하고 있는 우리 군은 오는 2018년까지 PAC-3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패트리엇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은 북한의 도발 위험을 바탕으로 1차로 사드, 2차로 패트리엇의 시장이 넓어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우리 공군은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에 7조3000억원을 지불하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F-35를 매년 10대씩 총 40대를 수입하게 된다.]

북한과 인접한 수도권은 낮은 고도(15~40㎞)를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엇으로 방어하고, 그보다 높은 고도(40~150㎞)에서는 사드로 방어하는 이중 방어망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미군 수뇌부는 패트리엇-사드로 이어지는 2중 방어망에 한 겹을 더해 3중 방어망을 구축하고 싶어하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일 한국국방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방포럼에 참석해 “사드는 중첩 미사일방어체계의 일부”라며 “패트리엇 전력 증강은 중첩 미사일방어체계에 큰 힘이 될 것이고 해상 요격능력 또한 이에 기여할 것”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해상 요격능력이란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한 해상용 SM-3 요격체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SM-3는 사드가 닿지 않는 더 높은 고도(150~500㎞)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첨단 요격체계다.

패트리엇, 사드에 SM-3까지 더해지면 명실상부한 3중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우리 해군 역시 차기 이지스함에 SM-3를 탑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를 갖추기로 했고, 최근 SM-3를 운용할 수 있는 통합전투체계를 차기 이지스함에 탑재하기 위해 제조사인 록히드마틴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북한의 도발로 록히드마틴은 한국을 패트리엇, 사드의 고객으로 모시게 됐고, 우리 군의 최신 이지스함 통합전투체계까지 판매하기에 이른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우리 군은 공군 차세대 전투기사업(F-X)으로 록히드마틴이 제조한 F-35 40대를 약 7조3000억원을 들여 수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공군은 F-35를 오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0대씩 총 40대를 수입하게 된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