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일본계 美전문가, 日 부산 소녀상 대응에 “전략적 실수…구릉 산으로 만들어”
뉴스종합| 2017-01-16 07:14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일본계 출신 미국 국무부 전 관리였던 오바 민타로 전 국무부 한일담당관이 부산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 일본의 보복성 조치가 한ㆍ일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오바 전 담당관은 14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에 “일본이 한국 시민단체가 한 일에 대해 고강대 대응을 한 것은 구릉을 산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 전담당관은 “(일본의 보복성 조치는) 한ㆍ일 관계를 위험에 빠트리고 미국 동맹국의 역내 협력기조를 해치는 전략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오바 전 담당관은 “일본은 위안부 합의가 양국 간 뿌리 깊은 원한을 빠르게 없앨 것이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양국 간 긴밀한 관계라는 더 큰 명분을 위해 추가적인 제스처를 모색하고 일본 역사에 대해 진정한 성찰을 도모해야 한다”고도 비판했다. 특히 “최소한 대선 기간에 긴장을 부추기는 것이라도 피해야 한다”며 “외교채널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면서 한ㆍ일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 전 담당관의 기고문은 최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흔들리는 것은 우려하는 미국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오바 전 담당관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위협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을 언급하며 “역내 위협을 막기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하는 시점에 일본이 전략적 판단 실수를 했다”고 꼬집었다.

오바 전 담당관은 “일본은 칭찬할 만큼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있고 장래도 밝지만, 만약 과거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포로가 될 것”이라며 “이는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미국 행정부가 “한ㆍ일 관계가 긴장이 줄고 진전하게끔 일본에 대한 ‘외압’을 가해야 한다”며 “차기 주일 미국대사가 아베 정부에 더 많은 역사적 화해가 일본의 안보 이익을 증진한다고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계 미국인인 오바 전 담당관은 2013년부터 국무부 한국과에서 한ㆍ일 양국 담당 업무를 했다. 지난해 10월 퇴직해 민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