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필리핀 경찰, 이번엔 한국인 골프 관광객 상대로 ‘강도짓’
뉴스종합| 2017-01-24 22:27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필리핀 경찰관들이 한국인 골프 관광객들을 경찰서에 감금하고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AFP통신은 루손섬 중부의 관광도시인 앙헬레스에서 지난달 30일 한국인 관광객 3명이 불법도박 누명을 쓰고 필리핀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경찰관들은 관광객들에게 1만 페소(약 23만 4000원)의 현금과 컴퓨터, 보석류를 포함해 골프채와 골프 신발까지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경찰서 관광객들을 8시간 동안 구금했다가 몸값 30만 페소(약 700만 원)을 지불받은 뒤 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10월에도 한국인 사업가 지모(53) 씨가 마약 관련 혐의를 날조한 현지 경찰관들에 의해 자택에서 납치되는 일이 있었다.

지 씨는 마닐라 케손시의 경찰청 본부로 끌려간 뒤 목이 졸려 살해됐다. 범인들은 이를 숨긴 채 지 씨의 가족들로부터 500만 페소(1억2천여만 원)의 몸값을 뜯어냈다.



필리핀 검찰은 최근 이와 관련해 현직 경찰관 2명 등 7명을 납치와 살인 혐의로기소했다.

아론 아키노 중부 루손 지방경찰청장은 골프관광객들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인 필리핀 경찰에 대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경찰관 7명을 전원 해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형사고발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돼 외교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보인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들이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대사관이 재차 필리핀 경찰청에 사건을 신고하면서 진상이 드러났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자국 경찰관의 한국인 납치ㆍ살해 사건에 대해서도 공식으로 사과했다.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하면서 “우리는 이 돌이킬 수 없는 인명의 손실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한국 국민이 우리의 진실하고 더는 깊을 수 없는 유감을 받아주길 바란다” 표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납치ㆍ살해 사건에 대해 “주한 필리핀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 입장을 강력하게 밝힌 상황”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필리핀 당국에 대처를 강력 촉구했다”고 전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