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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한국외교] KAMD의 모순과 사드…美ㆍ中 틈 속 한국의 선택은?
뉴스종합| 2017-01-29 09:01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미동맹 틀에서 MD 편입논란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던 한국은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만이 문제가 아니다. 국방부는 26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오는 2월 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북핵ㆍ미사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을 국정과제로 꼽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 매체인 환치우왕(环球网)은 지난 13일 국방부가 발표한 ‘2016 국방백서’에 대해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고 한중 간 군사협력 기조가 약화됐음을 시사하는 표현들이 많이 사용됐다”며 “한국은 북핵, 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한미동맹 틀 안에서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형 3축 체계인 선제타격체계(킬체인ㆍ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도 미국의 비호 아래 추진되는 군사체계라는 지적이다.

애초에 KAMD는 한국이 미국의 MD에 편입되지 않고 독자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하자는 의미에서 탄생했다. 한미 MD체계 구축작업에 투입될 천문학적 예산과 중국의 반대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전문가은 한국이 KAMD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미국과 일본이 만든 MD체계와 통합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MD체계의 기초라고 할 수있는 정보공유 네트워크를 한미일 3개국이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은 적의 미사일이 발사되는 초기단계와 비행단계, 종말단계 등 3단계로 구분되는데, 초기단계 방어망에 해당하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정보공유 없이는 MD시스템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2014년 12월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이 맺어진 뒤 한국은 한미일 MD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 10월 제 48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합의 결과에 따라 북한 핵무기 개발 및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비해 3국 간 미사일 탐지와 추적절차를 숙달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훈련에 돌입했다.지난해 우리 정부가 체결한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은 3국 MD체계가 연동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공유 네트워크를 마무리하는 작업과도 같았다. 한 군사 전문가는 “요격 시스템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보를 공유하는 순간, 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결국 차기 정권이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중국과 미일의 전략구조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다른 외교안보 전문가는 “중국이 더 강한 리더십으로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고 하고 미국도 더 강한 모습으로 긴장과 갈등을 장기적으로 가지고 나가게 된다면 한국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중 어떤 입장을 택할 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4년 사드 배치가 처음 거론된 직후 국방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이유로 침묵했다. 하지만 KAMD에서 사드와 유사한 기능을 갖출 L-SAM(사거리 50㎞ 이상)이 전력화되려면 10여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드 배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사드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은 한류산업 및 한국 유통업계에 대대적인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 침묵은 더 이상 모범답안이 아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