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북한에 집중된 동북아의 시계…2월 한반도 ‘살얼음판’
뉴스종합| 2017-01-31 10:43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반도의 2월은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을 둘러싼 주요국들의 견제로 그 어느 때보다 추울 전망이다. 제임스 매티스 새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2월 중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동북아 주요국들의 시선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1일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전화대담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장관은 이와 함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의 확장억제력 제공과 한미간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자는 뜻도 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부터 한반도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나섰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월 2~4일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해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해 “미국은 확장억제나 전면적인 군사능력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철통 같은 약속을 다시 확인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는 28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동북아 안보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대(對)북 연계 강화의 필요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와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일정이 잡힌 가운데, 한미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워싱턴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 챙기기에 나선 것은 북한이 오는 2월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도발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정치기념일은 2월에 몰려있다. 올해 북한은 김정일 생일 75돌(2월 16일ㆍ광명성절)을 맞고, 8일에는 김일성ㆍ김정일ㆍ김정은 3부자를 찬양하는 ‘2017년 백두산위인칭송대회’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김씨 3부자를 위한 기념비석도 세워질 예정이다. 북한은 그동안 정치기념일을 전후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 하루 전에 이뤄졌고, 3차 핵실험은 김정일의 생일을 나흘 앞두고 이뤄졌다. 특히, 2012년에는 김일성의 생일 100돌이자 김정일 생일 70돌을 맞이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는 김정일 생일 75돌, 김일성 생일 105돌(4월 15일ㆍ태양절), 김정은의 조모 김정숙 생일 100돌(12월 24일) 등 각종 기념일이 정주년을 맞이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예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 교수는 지난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3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지난 25일 ‘트럼프의 개막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열린 세종프레스포럼에서 “북한이 올해 상반기 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한 후 하반기에 대남 유화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도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중국인민해방군 작전전문가의 말을 중국인민해방군 작전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중국에 외교적으로는 우호국이지만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군사적인 관점에서는 ‘가상 적국‘에 필적하는 위협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 5월 발행된 가상 적국에 대비한 전시 훈련 가이드라인 문건에 따르면 ‘다섯가지 잠재적 위협’으로 아시아중시전략 재균형을 추진하는 미국을 첫번째로 언급했다. 이어 두번째로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을 선언하고 많은 핵시설을 우리 나라와의 국경 인근에 설치해서 중국을 ‘인질화‘하고 있다.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 동북지방과 화북지방에 거대한 위협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군 당국은 북한이 2월 중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중거리 무수단미사일(사거리 3000㎞ 이상)을 먼저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무수단미사일 엔진의 안정성을 시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ICBM급 미사일인 KN-08과 KN-14은 시험발사를 한 적이 없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