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김정일이 오줌까지 받은 김정남이었는데…
뉴스종합| 2017-02-16 10:36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남은 북한 김씨 왕조의 황태자로 태어났지만 해외를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다 끝내 암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김정일과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남은 ‘백두혈통’의 적장자였다.

아버지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았듯이 당연히 김정일의 뒤를 이을 것으로 여겨졌던 ‘후계 1순위’였다.


김정남은 어린 시절 아버지 김정일과 할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각별한 애정을 받았다.

김정일의 처조카이자 김정남의 사촌형으로 한국에 귀순한 뒤 피살당한 이한영 씨는 자신의 책 ‘김정일 로열패밀리’에서 김정일이 김정은의 생일 때마다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구매해온 100만달러치의 선물을 안겨주곤 했다고 증언했다.

김정일은 김정남 생일에 맞춰 러시아 육해공군 원수복과 조선인민군 원수복도 맞춰줬는데 3살 때 소장(우리의 준장격), 4살 때 중장(우리의 소장격), 5살 때 상장(우리의 중장격), 6살 때 대장, 7살 때 원수, 8살 때 대원수 계급장을 달아줬다고 한다.

이 씨는 김정일의 김정남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며 김정남이 서너살 때 소변을 보고 싶다고 칭얼대자 김정일이 내의바람으로 우유병을 든 채 아들의 오줌을 직접 받아냈다고 소개했다.

김정남은 어렸을 때 김정일이 혼자 식사하는 식탁에 올라 “빠빠 맛있니”라고 하는 등 애교섞인 말투로 김정일의 혼을 빼놓곤 했다고 한다.

김일성 역시 자신의 첫 손주인 김정남을 각별히 여겼다.

김일성은 북한에서 망명생활중이던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과 담화 도중 김정남이 울고 있다는 얘기를 듣곤 약속을 미룬 채 김정남을 불러들여 달래기도 했다.

김일성이 1994년 6월 평양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남과 낚시를 즐긴다면서 “내가 평소 아끼는 손자”라고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그러나 김정남은 어머니 성혜림의 언니인 성혜랑이 1996년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2001년 5월 아들과 두 명의 여성과 함께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하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당한 나리타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은 아버지의 눈 밖으로 밀려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김정은과의 ‘왕자의 난’에서 패배하고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마저 숙청되면서 경제적 지원마저 끊긴 채 해외를 전전하는 등 더욱 옹색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한때 김정남이 호텔 숙박비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