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김정남 이렇게 당했다
뉴스종합| 2017-02-20 08:41
-독극물 피습 당시 CCTV 영상 첫 공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일본 언론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5분여 분량의 이 영상은 사건 당일 공항 내 여러 각도의 CCTV 녹화 영상을 이어붙여 만들었다. 김정남의 공항 출국장 진입 장면, 용의자인 외국인 여성들이 그와 접촉하는 과정, 그가 공항 내 병원으로 이동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 김정남이 3층 출국장 로비에서 자동체크인 기기로 향하고 있다(1번사진). 김정남에게 용의자 여성이 독극물을 사용하고 있다(2~3번). 김정남이 공항 관계자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4번). 김정남이 공항관계자와 함께 메디컬 클리닉으로 이동하고 있다(5번). 메디컬 클리닉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진 김정남이 의료진에 의해 실려나가고 있다.(6번) [TBS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키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일본 후지TV와 도쿄방송(TBS) 등은 이런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에도 공개된 이 영상(https://youtu.be/tJXLaDOWP30)에서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밝은색 재킷 차림에 배낭을 오른쪽 어깨에 멘 채 출국장에 들어선 뒤위쪽 전광판을 잠시 바라본다.

그는 공항 무인발권기 쪽으로 향했고, 이어 베트남 여권 소지자인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 등 용의자로 추정되는 2명의 여성이 그를 공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 무인발권기 화면을 보던 김정남에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다. 이어 흰색 상의의 여성이 김정남의 머리 부분을 등 뒤에서 두 팔로 감싸는 장면이 이어진다. 헝겊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듯한 모습으로 도안이 김정남에게 독극물 공격을 감행한 장면으로 추정된다.

이후 두 여성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방향을 바꿔 CCTV 화면에서 사라졌다.

이어지는 영상에서는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공항 정보센터로 천천히 걸어가며 눈을 비비는 듯한 시늉을 하고 무언가를 설명한다.

김정남과 이야기를 마친 사람들은 그를 경찰관에게 인계했고, 2명의 경찰관이 그를 공항 내 치료시설로 데려가는 장면으로 영상은 끝난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9시께 이 공항 출국장에서 여성들과 접촉한 뒤 공항 내 치료소를 거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숨을 거뒀다.

말레이 경찰에 검거된 두 여성은 장난 영상을 촬영하는 줄 알았다며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했을뿐이라고 주장했다.

말레이 경찰은 19일 첫 공개브리핑을 통해 이번 피살을 주도한 남성용의자 4명은 모두 북한 공작원이며, 범행 당일 출국해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