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김정남 암살에 北 외교관ㆍ항공사 직원…“국가가 암살 주도했다”
뉴스종합| 2017-02-22 17:15
-北 조직적 관여 명확해져
-北외교관ㆍ항공사 직원, 김정남 사찰 가능성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에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사 직원이 관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북한이 김정남 암살을 주도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2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바카르 청장은 현광성와 김욱일이 각각 지난해 9월과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사건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바카르 청장은 다만 “북한 대사관에 이 두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서면으로 요청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부조직 중 하나인 재외공관 소속의 외교관이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북한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욱일의 소속인 고려항동도 북한 유일의 국영항공사로, 이번 사건과 북한 정부의 연관성을 제시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현광성과 김욱일이 “암살에 직접 가담하지 않고 사전정보나 김정남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탈출하지 않고 말레이시아에 머무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바카르 청장은 북한 대사관이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바카르 청장은 북한대사관 사건 연루자들을 경찰에 출석시키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그들(북한대사관)은 전혀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사망자 가족의 DNA 샘플 등 신원확인에 필요한 자료도 요청했지만 북한대사관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도 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