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평양 축구행사중 北핵실험 가능할까
뉴스종합| 2017-03-31 11:28
여자축구·아이스하키 국제대회
미중정상회담도…도발 힘들듯

북한이 다음달 6~7일 진행될 미ㆍ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다음달 남북 대표단이 국제대회를 계기로 교차방문할 예정인 만큼, 북한의 ‘핵실험 임박설’은 북한이 치밀하게 계획한 ‘벼량 끝 전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30일 다음달 초 다음달 초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여자축구대회 참가를 위한 여자축구대표팀의 방북을 승인했다. 앞서 통일부는 다음달 2일부터 일주일동안 강원도 강릉에서 열리는 국제아이스하키 연맹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 참가도 승인했다. 남과 북이 서로 오가며 경기를 치른다고 경색된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국제대회 주최국인 북한이 행사 도중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관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당장 내일모레 핵실험을 감행한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세계 각국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한 데다 미국과 중국이 ‘북핵문제’를 의제로 정상회담을 벌이는 시기에 무모하게 도발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 대표단은 51명 중 2명은 31일부터 방북하는 가운데 나머지 49명은 다음달 3~12일 북한에 머문다. 북한 대표단은 다음달 1~9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문다.

또다른 대북 전문가는 “과도한 관심과 반응은 핵을 이용한 북한의 전술에 힘을 보탤 뿐이다”고 말했다.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에서 6차 핵실험 징후가 잇달아 포착됐다고 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이점을 명시했다. 38노스는 “위성이 풍계리 상공을 지나가며 촬영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이 이런 움직임이 위성에 관측되도록 내버려둔 것은 6차 핵실험을 곧 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아니면 잘 계획된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일 수 있다”고 밝혔다.

38노스 등은 지난해 4월 북한의 제 7차 노동당대회를 한달 앞두고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착 5차 핵실험은 그로부터 5개월 뒤인 9월이 뒤에야 이뤄졌다. 이러한 가운데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미ㆍ중 정상회담, 4월 12일 최고 인민회의, 4월 15일 김일성 출생 105년 등 주요 계기일을 맞아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전략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문재연 기자/mu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