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1970~1971년 사이 월남전에 참전했는데 월남 현장에서 보면 월남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장기간에 걸친 안보 불감증이 적에 대한 경계심을 무력화시켰다”고 회고했다.
미국과 중국 정상이 지난 6~7일 단독회담을 열고 북핵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지난 11일 알려졌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남의 얘기 같이 들린다.
지난 7일(현지시간) 지중해에 있는 미 해군 소속 구축함 ‘포터’에서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향해 토마호크 지상공격 순항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최근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응징 차원에서 감행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내린 군사행동 명령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트럼프 “대북 단독행동 할 수 있다” 트윗에도 韓 안보불감증 여전=한국시간으로 1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대북 행동에 동참하면 좋지만, 중국 없이도 단독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여론이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물론, 러시아, 일본, 영국 등 세계적인 군사강국에서도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심각하게 거론하고 있다. 이건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 |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을 보도한 12일자 일본 산케이신문(왼쪽)과 니혼게이자이신문. [사진제공=연합뉴스] |
지금 이 시기는 분명 훗날 역사가들의 관점에서 가장 긴박했던 시기로 기록되지 않을까.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정세 분석은 한가해 보인다.
12일 국내 한 언론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타격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 6명 중 5명은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옵션에는 군사행동까지 포함되지만 최후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원론적인 견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는 15일 할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6차 핵실험을 통해 핵능력 완성 단계를 목전에 두고 있는 북한에게 마지막 옵션은 군사행동이라는 점에 다수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미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개발도 사실상의 완료를 선언한 상태다. 미국으로서 대북 옵션에 있어 최후의 순간은 지금이 아니냐는 반론이 존재하는 이유다.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을 논함에 있어 갑자기 미국의 북한 미사일 요격 가능성이 거론된 것 또한 미국이 북한을 공습하지는 않을 거라는 원론적 입장의 확장으로 보인다.
국내 한 언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은 10~20%로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 한반도로 급파된 칼빈슨 핵추진 항공모함은 뭘 하느냐는 의문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면 요격하는 방어행동을 할 수 있다는 같은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그러니까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이 쏜 시험용 미사일을 요격하는 일종의 방어행위에 국한된 역할을 맡을 뿐, 북한을 공급하는 등의 보다 적극적 움직임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런 의견은 미국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이 한 말이다.
▶대북 공습 안할 가능성 70%를 요격률로 오인하기도=그러니까 브루스 베냇은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은 10~20% 정도이고, 공격적 행동은 배제한 채 미사일 요격 등 방어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70%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미국의 북한 요격 능력이 북한 미사일 10발 중 7발은 맞힌다는 뜻으로 일부 잘못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결국 세컨더리 제재를 포함한 미국 단독의 옵션을 선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한반도 팀장을 맡은 바 있는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트럼프는 아직 북한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며 “트럼프도 결국 북한에 압박을 가하며 ‘긴 시합(long game)’을 이끈 오바마와 같은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마치 미국과 한국의 국제정세 전문가들이 대부분 미국의 대북 공격 옵션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다시 남재준 전 원장의 현 정세 분석 발언으로 돌아간다.
그는 “1970~1971년 사이 월남전에 참전했는데 월남 현장에서 보면 월남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장기간에 걸친 안보 불감증이 적에 대한 경계심을 무력화시켰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지금의 한국이 패망한 월남과 유사하다며 “월남은 월맹에 비해 잘 산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 잘 사는 것과 방어력이 강한 것은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결국 월남과 함께 패배했다.
한편, 미 정가와 정세분석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격적인 대북 공습을 할 가능성 역시 열려 있는 상태다. 운명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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