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北 미사일 엔진 능력 어떻게 빨리?…식지않는 러·우크라 기술 유출설
뉴스종합| 2017-08-16 11:44
北 독자개발 가능성 판단 속
암시장 조달 등 의심 눈초리

‘北독자개발? 러ㆍ우크라서 유출?’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이용한 괌 포위사격 예고와 한반도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이후 단기간에 급격히 발전한 북한의 미사일 엔진 기술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으로 미사일 엔진 기술 유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책임공방을 펼치는 등 국제적 논쟁으로까지 비화된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자체적으로 미사일 엔진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북한이 엔진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정보가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엔진을 제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는 뉴욕타임스(NYT)가 전날 미사일 전문가와 정보기관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화성-14형 엔진을 암시장을 통해 조달했다고 보도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마이클 엘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ICBM 성공 비밀’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그 어떤 국가도 그렇게 짧은 시간에 중거리미사일 기술에서 ICBM으로 전환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은 외부로부터 고성능 액체추진 엔진(LPE)을 획득했다. 불법적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엘먼 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로켓 엔진 연소실험 영상자료 등을 근거로 북한이 획득한 엔진을 과거 러시아가 사용하던 ‘RD-250’ 계열로 추정하면서, 북한이 이를 개량해 화성-12형과 화성-14형에 장책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특히 북한에 미사일 엔진 공급처로 우크라이나의 유즈마슈(Yuzhmash) 공장을 지목했다. 그는 “RD-250 계열 엔진은 이미 거의 사용하지 않는 엔진이어서 관리가 느슨해졌을 수 있다”며 유즈마슈 측이 불법 무기상이나 범죄 네트워크 유혹에 넘어가 기술을 넘겼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유즈마슈는 지난 2012년 벨라루스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직원 2명이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관련 기밀을 훔치려 시도했다 체포된 일에 연루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즈마슈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유즈마슈 측은 성명을 통해 “우주 사업이든 국방 사업이든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한번도 연계된 적이 없다”며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유즈마슈는 군사용 미사일이나 미사일 복합체를 생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다수의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북한으로 갔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 화살을 돌렸다.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는 “엔진 복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원제품이나 혹은 상세한 설계도면이 있어야 하며 또 엔진을 제작할 능력이 있는 우크라이나 전문가가 없어선 안 된다”면서 “아주 엄격한 국제적 통제 시스템을 우회해 밀수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