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北 김정은 '核→ICBM→고체엔진' 기술 손에 쥐나
뉴스종합| 2017-08-23 08:51
- 잠행끝낸 김정은 “고체엔진 꽝꽝 생산해야”
- 고체엔진, 액체엔진 미사일보다 추적ㆍ요격 어려워
- 김정은 괌 포위사격 보고 이후 8일만에 공개행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잠행을 이어오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체연료 엔진 탄도미사일 관련 행보로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한국과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를 펼쳤다.

김 위원장의 행보는 액체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에 이어 기동성과 안정성에서 앞서는 고체연료 엔진 기반의 새로운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4D탄소/탄소복합재료’ 공정을 나열한 설명판 앞에 서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ICBM 소재를 개발ㆍ생산하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시었다”며 “연구소에서는 화성 계열 로켓들의 열보호 재료와 전투부(탄두부), (엔진) 분출구 재료를 비롯하여 각종 현대적인 무장 장비들에 쓰이는 여러 가지 화학 재료들에 대한 연구 개발과 생산을 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연구소에서는 최근 연간 자체의 힘과 기술로 대륙간탄도로켓의 전투부 첨두와 고체 발동기(엔진) 분출구 제작에 이용하는 최첨단 재료인 ‘3D탄소ㆍ탄소-탄화규소’ 복합재료를 연구 개발하고 국산화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주체조선의 첫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에서 대성공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탄두를 보호하는 전투부 첨두와 고체 로켓 엔진 제작공정을 요해(사정을 알아봄)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출력 고체 로켓 발동기 제작에 이용하는 고강력 섬유와 로켓 전투부 첨단재료인 탄소ㆍ탄소복합재료를 우리식으로 연구 개발하고 여러 차례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통하여 대기권 재돌입 능력을 입증한 것은 로켓 공업 발전에서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대단한 성과”라고 치하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전략미사일 개발에서 연구소가 맡은 책임과 임무가 특별히 중요하다면서 생산능력을 확장해 “고체 로켓 발동기와 로켓 전투부 첨두를 꽝꽝 생산하여야 한다”며 고체연료 엔진 개발과 대기권재진입 기술 확보를 주문했다.

특히 고체연료 엔진은 액제연료 엔진에 비해 연료 주입시간이 짧고 연료 주입 이후에도 부식 등 안정성에서 탁월하다.

이 때문에 기습발사가 용이해 사전징후 포착이나 추적ㆍ요격 등도 어려워 미사일방어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북한이 이미 액체연료 엔진을 이용한 화성-12형과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상황에서 고체연료 엔진 기반 ICBM을 추가 개발해 생산ㆍ배치한다면 북한의 핵탑재 ICBM 기술과 북핵문제는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북한이 내년께 고체연료 엔진을 활용한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 입장에선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된 뒤 가시적인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지 않으면서도 한국과 미국을 향해 위력적인 무력시위를 펼친 셈이다.

한편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는 지난 15일 괌 포위사격 계획을 보고받은 전략군사령부 시찰 보도 이후 8일만이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