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성주 주민 반대에도 사드 반입 강행…부상자 속출
뉴스종합| 2017-09-07 09:08
-6일 저녁 배치 발표…자정부터 시위대 해산 작업
-경찰 8000명 투입, 5시간 만에 주민 400여 명 해산
-주민 22명, 경찰 5명 부상…물리력은 동원 안 해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정부는 7일 성주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잔여 발사대 4기를 성주 기지에 반입했다. 배치 계획을 발표한 6일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경찰 병력과 주민들은 사드 기지 길목인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밤새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6일 오후 국방부에서 이튿날 사드 발사대 반입 계획이 흘러나오자 소성리 종합상황실 등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ㆍ김천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성주 초전면 소성리로 결집했다. 심야까지 주민 400여 명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연좌하며 발사대 반입 저지에 나섰지만, 자정부터 시작된 경찰의 해산 작업에 결국 오전 5시께 주민 해산이 마무리됐다. 국방부는 오전 8시30분께 발사대를 기지에 진입시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가 시작된 7일 새벽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해산시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주민 해산을 위해 경찰 병력 약 8000여 명이 투입됐다. 경찰이 자정부터 길목을 막은 차 수십 대를 견인하고, 집회 현수막을 찢고 주민들을 억지로 끌어내자 주민들이 이에 반발해 물병을 던지는 등 농성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수십 명의 주민들은 서로의 몸을 묶고 버티거나 차량 밑으로 버티기에 나섰지만, 경찰은 이들을 밀거나 끌어내며 해산에 나섰다. 밤새 진행된 대치 과정에서 주민 22명과 경찰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만 경찰은 진압봉 등을 사용하지 않았고 농성 참가자들도 시위용품 대신 맨몸으로 대응하는 등 극단적인 물리력 동원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 수가 10여 명으로 줄어들 때까지 자진 해상 촉구 방송을 거듭했고, 주민들은 끝까지 경찰의 자진 철수를 호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 5명도 밤새 현장을 지켜봤다.

시위대가 해산한 뒤에도 오전 7시가 넘어서까지 주민 수십 명이 현장에 남아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고, 일부 주민은 마을회관 앞 차량에 들어가 발사대 반입 저지를 시도했다. 경찰은 남은 주민들과 차량을 끌어내며 진입로를 확보했다.

결국 발사대와 장비가 성주 골프장으로 반입돼자 현장에 남은 주민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소성리 주민은 “나이 많은 마을 주민들이 그 무덥던 지난 여름에도 매주 수요일 집회에 참가하며 만사를 제쳐놓고 사드 반대를 외쳤는데 결국 역부족이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한 집회 참가자는 “경찰이 무자비한 진압 작전을 했다”며 “땅에 내동댕이치고 마구잡이로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y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