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트럼프 美대통령 방한] 트럼프 온 날, 전투기 80여대가 우리 머리위를 지켰다
뉴스종합| 2017-11-08 12:01
한반도 상공 韓·美공군 초계비행
군사력 늘려 中견제·北압박 의미
中 대응출격…北·러 움직임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중 한미 공군은 한반도 상공에 전투기 80여대를 출동시켜 초계비행에 나서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중국 공군은 이에 맞서 산둥반도 인근 발해만에 전투기를 출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국 직후부터 한반도 상공과 동해상에 한·미공군 전투기 각각 50여대, 30여대가 출동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등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이번 비행은 트럼프 대통령 입국 후 대북 상황을 염두에 두고 벌인 초계 임무로 전투기는 무장이 장착돼 있었다”며 “평시에도 실시하는 임무지만 중대한 상황을 감안해 강화해 운영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중 한미 전투기 80여대가 한반도 상공을 초계비행했다. 사진은 한미 공군이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연합뉴스]

우리 공군은 주력 전투기인 F-15K를 동원해 초계 임무에 나섰고, 미 공군은 엄호 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 괌 기지에서 출격하는 B-1B는 이번 비행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현재 서태평양이 작전구역인 7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동해상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 한반도 인근에 머물고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 니미츠함(CVN-68)과의 연합훈련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외신들은 조만간 이들 항모 3척이 한반도와 가까운 서태평양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3함대 소속으로 지난 6월 1일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니미츠함은 지난 7일 남중국해에서 자체 훈련 중이다. 니미츠함은 중동 작전을 끝내고 태평양을 거쳐 모항인 미 서부해안으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달 6일 모항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항을 출발했던 3함대 소속 루스벨트함은 지난달 31일 괌 기지에 입항 후 지난 4일 괌을 떠났다. 루스벨트함은 니미츠함과 중동 지역 임무를 교대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미국 전략 무기인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함(SSN-782)도 지난 6일 일본 요코스카 항구에 입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반도 인근 무력시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정을 위한 정례배치 차원에서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항공모함들은 한반도 이외 지역의 경우, 스테니스함(CVN-74)과 칼빈슨함(CVN-70)이 미 서부 해안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스테니스함은 지난 7월 정비를 마무리한 후 지난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칼빈슨함는 지난 6월 한반도 작전 이후 모항으로 복귀 후 정비를 받았다. 최근 칼빈슨함에 배치된 스텔스기인 F-35C 비행 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이같은 대규모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배치에 대해 ‘북한과의 전쟁 대비’ 등 우려가 나오자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통상적인 훈련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례적인 군사력 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동안 중국 견제와 동시에 대북 압박 의도 차원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국 정부와는 다른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군사력을 증대해 동아시아 압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주 기자/sagamo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