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5일간 韓美 최강전투기 230여대, 실전같은 한반도 비행
뉴스종합| 2017-12-04 11:42
F-22·F-35A·B-1B 최신예 출동
8일까지 ‘비질런트 에이스’훈련
각각에 예상 목표물 임무 부여
北 추가도발에 훈련강도 높일듯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 F-35A와 전략폭격기 B-1B 등이 참가하는 한ㆍ미연합 공중훈련이 4일부터 한반도에서 시작됐다.

한ㆍ미공군 항공기 230여대가 동원되는 이번 훈련은 오는 8일까지 계속된다. 계획된 훈련이지만 지난달 29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를 감행하면서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이날 주한 미7공군사령부와 함께 전시 연합작전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에서는 제11ㆍ19ㆍ20전투비행단, 제29ㆍ38ㆍ39전투비행전대 등 공작사 예하 10여 개의 공군 부대가, 미군 측에서는 제8ㆍ51전투비행단, 해병항공단, 제35방공포병여단 등 7공군 및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가 참가한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 첫 날인 4일 오전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임무 수행하고 있는 미군의 F-22 ‘랩터’(왼쪽사진)와 우리 공군의 F-15K. [연합뉴스]

공군은 이번 훈련에 대해 “한ㆍ미 연합전력의 실시간 운영과 통제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의 작전수행능력을 점검하고, 24시간 지속작전을 운영함으로써 일선 비행부대의 연합항공작전 절차숙달과 군수 지속지원능력 등 전시 임무수행능력 강화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공중임무명령서(Pre-ATO)를 적용해 각각의 전투기에 예상 목표물 임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시에 한·미 공군자산은 미 공군사령관의 지휘를 받게 되는데 미 공군과 한국 공군, 미 해병대 공군자산 등을 총괄해 각각의 목표물이 설정된다. 최근 실시된 연합훈련에서 Pre-ATO 적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전투기들은 역대 최강 전력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공중전 최강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F-22 6대는 지난 2일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도착했다. F-22는 작전반경 2177㎞, 최고속력은 마하 2.5를 넘나들며 적 대공망을 피해 핵심 군사시설 타격이 가능하다. 일본 이와쿠니 기지에서 출발하는 F-35B는 총 12대가 이번 훈련에 투입된다. 미 해병대 소속 공중자산으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의 작전반경은 약 800㎞, 최고속도는 마하 1.6에 달한다. 이번 훈련에서는 지상 착륙은 하지 않고 일본 기지로 복귀 후 재투입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F-22와 F-35B는 미사일과 폭탄 등을 탑재하고 오산기지에서 출발해 평양 상공까지 10분, 군산기지에서 20분 내로 평양 상공에 진입이 가능하다.

미 공군은 이외에도 F-35A 스텔스 전투기 6대와 F-16C 전투기, E-3공중조기경보기, EA-18G(그라울러) 전자전기, B-1B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만 24대에 달하는 셈이다. 우리 공군은 F-15K와 KF-16, FA-50, KA-1 전술통제기 등이 출격해 한미연합군 8개 기지에서 총 230대의 항공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을 펼치게 된다. 수도권 근거리에 배치된 북한군 장사정포를 타격하고 해상침투하는 북한군 특수부대를 사전에 차단하는 훈련도 병행된다. 괌 미군기지에서 출격하는 ‘죽음의 백조’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는 한반도 상공에서 융단폭격 훈련을 실시한다.

북한은 이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번 훈련에 대해 “민족의 머리 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것이 과연 ‘대화’를 위한 것이고 ‘분열의 아픔을 해소하는 노력’이란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북한 외무성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금 트럼프패는 조선반도에서 위험천만한 핵도박을 벌려놓으면서 핵전쟁을 구걸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위적 핵억제력 강화 조치들을 세계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매도하면서 우리를 ‘악마화’하는 것은 우리에 대한 핵선제 공격의 구실을 마련하자는 데 있으며 핵전쟁의 전주곡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주 기자/saga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