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유엔 사무차장 “北에 남북 채널 재개ㆍ평창 참가 제안”
뉴스종합| 2017-12-15 15:10
-대화 재개ㆍ올림픽 참가 北 반응은 안 밝혀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최근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14일(현지시간) 방북 기간 북측에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간 채널 재개와 함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이 남북 대화 재개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두고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이날 유엔 본부에서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해 “작은 사건이 심각한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북한에 두 가지 형태의 소통을 얘기했고 그 가운데 하나가 군사 당국 간을 포함한 남북 간 채널의 재개였다”고 밝혔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가운데)이 5일 북한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AP연합뉴스]

펠트먼 사무차장은 “냉전 시대 미국과 구소련 간에도 상대측의 오판과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소통 채널이 늘 있었다”면서 “지금 북한과는 그런 모든 것이 부재하고 완전한 신뢰 부족 상황에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거 ‘한반도 긴장 완화’ 발언 등을 거론하며 “실행을 위한 방법을 검토할 것을 북측에 촉구했다”며 “북측에 검토할 수 개의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측이 남북 대화 채널 재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펠크먼 사무차장은 또 북핵 문제를 평화적ㆍ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수준의 소통을 북측에 강조했다고 한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 “단기적으로 그들이 (비핵화를)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북측과 평창동계올림픽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며 “북측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포함해 우리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창올림픽이 우리가 (현 국면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일련의 기회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면서 “북측은 주의 깊게 경청했고 질문도 하고 받아적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거능성에 대해 “한반도에서의 충돌 우려와 핵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유엔 사무총장은 유익한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면서도 “사무총장이 ‘방북을 위한 방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방북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방북하려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 측며에서 일정한 명분과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방북에 앞서 중국에 들렀던 그는 북한을 평화적ㆍ외교적 방법을 통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득하는 데 있어 중국과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 사이에서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중국 측과의 대화가 북측에 ‘단지 한국과 일본, 미국만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펠트먼 사무차장은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5세 미만의 아이들이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매시간 사망한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있다”며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 방북 기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부상,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등을 면담하고 평양 어린이 식료품 공장과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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