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나홀로 ‘김정일’ 찾은 김정은…위기극복 결단 의지?
뉴스종합| 2017-12-18 12:00
6주기 추모 단독참배 가능성
北매체 “억세게 싸워나갈 맹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6주기를 맞아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18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17일 0시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고위 간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이날 공개된 참배 사진에도 수행원 없이 홀로 서있어 단독 참배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현 정세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의 추모의 날인 12월 17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입상을 우러러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었다”고 밝히며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이 “위대한 장군님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면서 삼가 인사를 드렸다”며 “우리 나라를 위대한 장군님의 생전의 염원이 꽃피는 강대한 나라, 자주ㆍ자립ㆍ자위의 성새로 더 굳건히 다져나가기 위해 장군님의 혁명전사답게 더욱 억세게 싸워나갈 엄숙한 맹세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주기인 17일에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참배하는 김정은의 모습과 김일성·김정일 입상에 김정은 명의의 꽃바구니가 놓인 모습. [조선중앙통신ㆍ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당ㆍ정ㆍ군 간부들이 수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참배 사진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홀로 서있을 뿐 다른 수행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까지 김정일 기일에 간부들을 대거 대동했던 것과 달리 올해엔 김정은 위원장이 홀로 참배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사망 6주기를 맞아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 일꾼들이 이날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며 최룡해를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11명의 이름을 소개했지만, 명단에 김정은 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 혼자 참배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현 정세를 극복해 나가겠다, 자신의 결단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참배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리설주는 김정일 사망 3주기까지 참배와 추모 행사에 참석했지만 이후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2월 김정일 생일을 맞아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만 따로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해 눈길을 모았었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북미간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리설주와 (참배에) 동행하는 장면이 북한 주민들의 긴장감을 약화시킬 거란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북한이 5년 또는 10년 주기의 ‘꺾어지는 해’를 중시하는 만큼, 김정일 사망 6주기인 올해 추모 형식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2015년 김정일 4주기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열지 않고 비교적 간소하게 추모를 진행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홀로 참배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있어 북한이 규정한 명확한 형식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