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남북 해빙무드에 불붙은 文정부 ‘운전자론’
뉴스종합| 2018-01-05 17:00
-北,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안 수락
-文정부, 美측과 장관ㆍ정상급 전화대담…한미훈련 연기 합의
-외교부, 中ㆍ日 6자회담 수석대표들과 협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남북 해빙무드에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소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북대화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북핵 및 남북문제를 둘러싼 북측과 국제사회, 그리고 우리의 입장을 조율하는 ‘중재자’ 역을 해나가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ㆍ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한국과 중국은 5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후 대응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오는 8일 일본과의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용의 등을 밝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한국이 참가하는 첫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간 대면 협의다. 한중 수석대표 협의 개최는 지난해 10월 말 베이징에서 열린 이후 2개월여만이다.

홍콩 선박 등의 은밀한 대북 석유제품 공급 의혹이 최근 제기된 만큼 이번 한중협의에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핵 관련 대화 재개 방안도 의제에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한ㆍ미 당국의 연합군사훈련 연기로 쿵 부부장은 자국이 주장해온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의 효율성 및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8일에는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한ㆍ일 국장급 협의를 할 예정이다. 겐지 국장은 이 본부장관도 만나 한ㆍ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이날 협의에서 양국은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ㆍ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문제를 논의한다. 이외에도 상호 관심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ㆍ일 국장급 협의는지난 12월 19일 도쿄에서 개최된 한ㆍ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 국장급 협의를 정례화 및 활성화 해나가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뤄진다. 

앞서 강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의 전화대담에 이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ㆍ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마크 내퍼 주한미국 대사대리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강 장관의 면담도 진행됐다. 이 본부장은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특별정책대표와 겐지 국장과 전화협의를 가졌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외교부 시무식에서 “남북관계가 나가는 페이스(속도)와 우리가 갖고 있는 주요 양자관계, 국제사회의 우리의 입지를 그만큼 더 긴밀히 조율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아마 더욱더 바빠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가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진전해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우리가 기대할 수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비핵화는 동시에 나가야 한다, 그럴 수 있으려면 외교부가 주변의 4강은 물론 국제사회의 조율을 얻어내는 데 능동적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셨다”고도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