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설 계기 이산상봉 제안…적십자회담·군사회담 개최도 제의
-비핵화 대화재개 필요성 제기에 “북측은 반응 없이 경청만”
[판문점=공동취재단 신대원ㆍ홍석희 헤럴드경제 기자]북한이 2년 만에 열린 남북회담에서 다음달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남측의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재개 필요성 제기에 대해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북 평화 관계 재설정의 단초를 마련할 역사적 남북 고위급회담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자 2015년 12월 남북당국 회의 이후 2년여만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북측에 평창 동계올림픽에 많은 대표단의 파견과 공동입장 및 응원단 파견을 요청했다. 또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자고 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회담의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남북 양측 대표단은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남측 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평화의집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회담에서) 북측의 평창 참가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교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차관은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도 북측에 제의했다”며 “아울러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협력하면서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북측의 반응에 대해 천 차관은 “특별히 그 문제를 언급하거나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경청했다”고 답했다.
천 차관은 또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나 개성공단 재개 등에 대해 언급했느냐는 질문엔 “명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북측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저희는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말이 있다.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습니다만 정말 첫걸음이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한다”며 “첫숟갈에 배부르랴는 그런 얘기도 있다.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면 되겠다 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 열망은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는다. 그 강렬함에 의해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을 잘해서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떤가 생각한다”고 했다.
남측 대표단 50여명은 이날 오전 8시46분께 남북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에 도착해 북측 대표단을 맞이했다. 북측 대표단은 오전 9시30분께 도보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평화의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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