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온 겨레에 새해 첫 선물을 드리자”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리 위원장은 남북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북남회담 역사에 오늘처럼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온 겨레가 바라는 공동보도문을 채택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북한내 대표적 회담통인 리 위원장은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며 회담장에서 상부의 의중을 충실히 전달한다는 평가다.
리 위원장은 이날 회담 전반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긴 했지만 마지막 무대에서는 비핵화와 서해 군통신선 문제 등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조 장관과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오늘 회담은 참으로 좋은 회담”이라면서도 “그런데 회담장과는 달리 남측 언론에서 북남 고위급회담에서 그 무슨 비핵화 문제를 갖고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 위원장은 이어 북한이 보유한 핵ㆍ탄도미사일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면서 남북대화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리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우리측 대표단의 표정은 굳어졌고 화기애애했던 회담장 분위기도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는 회담이 끝난 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측 취재진의 ‘비핵화는 의제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또 어떻게 오도를 하려고”라고 반문하는 등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리 위원장은 이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지난 3일부터 서해 군통신선을 가동했는데 남측이 9일 복원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남측이 알지 못하다 오늘에야 비로소 그것을 알고 통화가 성사됐다”면서 “거짓보도를 한 데 대해 당장 취소시킬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조 장관을 겨냥해 “동업자이기 때문에 말을 안하자고 했는데, 솔직히 북남대화 나오면서 그것ㅇ르 모르고 나오는 건 섭섭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리 위원장이 서해 군통신선 복원문제와 관련해 조 장관과 3~4차례 설전을 이어가면서 이날 종결회담은 40여분가량이나 끌었다.
리 위원장은 이밖에 이날 오전회의에서 제안했던 회담 공개와 관련해 종결회의에서 “저는 민족 앞에 큰 선물을 주는 좋은 회담을 공개적으로 하자고 했는데, 남측이 비공개로 하자고 해서 참으로 유감이고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