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불능 카드로 생색내기” 주장 반박
“서쪽·남쪽 2개의 갱도 추가 핵실험 가능”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이 핵ㆍ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과 함께 전격 폐기를 선언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 여전히 가동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북한의 폐쇄 발표 이후 6차례 핵실험으로 갱도가 붕괴되는 등 어차피 ‘사용불능’의 못 쓰는 카드로 생색을 낸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셈이다.
38노스는 이날 논평에서 “북한이 6차례 지하 핵실험을 감행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우리가 아는 한 여전히 완전가동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북쪽 갱도는 버려졌지만, 굴착공사를 진행해온 서쪽과 남쪽 갱도에서는 추가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38노스는 이와 관련, “지속해서 진행한 서쪽 갱도 굴착공사는 3월 중순부터 축소됐으며 이달 초에는 거의 중지 상태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는 공사가 완료돼 앞으로 새로운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됐거나, 아니면 정치적인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남쪽 갱도와 관련, “비록 다른 갱도에서 관찰된 것보다는 인원과 차량 이동이 적었지만 향후 추가 핵실험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1차 핵실험을 동쪽 갱도, 2ㆍ3차 핵실험을 서쪽 갱도, 4ㆍ5ㆍ6차 핵실험을 북쪽 갱도에서 실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8노스는 끝으로 “한마디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더는 핵실험을 실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근거가 없다”며 “평양의 명령만 내려지면 핵실험에 쓰일 수 있는 2개의 갱도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일부 갱도는 6차 핵실험이 끝나고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갱도에서는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보고 있는 우리 정보당국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한편 23일 새벽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규모 2.3의 6차 핵실험에 따른 자연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유발된 풍계리 일대 자연지진은 총 10번으로 늘어났다.
신대원 기자/shin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