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남북군사공동위 위원장 놓고 南고심 왜? 北인민무력성 부상만 4~5명
뉴스종합| 2018-10-24 09:54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철새가 남북의 초소 위를 날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위원장 위상에 맞는 격 따지면 서홍찬 제1부상
-역할만 보면 군사외교 담당 김형룡 부상 유력
-국방부 “북측 소관, 우리가 요구할 사안 아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사상 처음 구성되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위원장이 차관급으로 사실상 내정된 가운데 4~5명에 달하는 북측 인민무력성 부상(차관급) 중 누가 북측 위원장이 될 지 주목된다. 격이냐, 실질적 역할이냐에 따라 상대가 달라질 수 있다.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남북 군사공동위 구성 및 운영 방안, 한강 하구 공동조사 방안 등을 논의한다. 남북 군사공동위가 구성될 경우 남측 위원장은 서주석 국방부 차관, 북측 위원장은 4~5명 되는 북측 인민무력성 부상 중 1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에서는 내심 북한군 대장 계급인 서홍찬 인민무력성 제1부상이 되길 바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향식(톱다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북측 특성상 4~5명의 부상 중 격이 제일 높은 인사가 위원장이 되는 게 효율적이라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서홍찬 제1부상이 최적임자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서홍찬 제1부상은 북한군 식량, 피복 등의 물자공급을 책임지는 후방총국장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회담이나 군사외교를 담당하진 않는다.

인민무력성 부상 중 군사외교 담당은 김형룡 부상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24~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샹산포럼에 참석한다. 중국과학학회, 중국국제전략학회 등이 공동 주관하는 샹산포럼은 각국 대표들이 참가해 국제 안보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중국 주관 외교안보분야 포럼이다. 서주석 국방차관도 이 포럼에 참가한다.

문제는 김 부상이 북측 군사공동위 위원장을 맡으면 남북간 ‘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상 계급은 대장 아래인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서홍찬 제1부상 아래 직위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오는 26일 장성급회담에서 북측에 특정 요구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측 인민무력성 부상 중 누가 군사공동위 위원장을 맡을 지는 북측의 결정”이라면서 “남측에서 그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요구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사상 최초의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및 출범, 역할 등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남북 군사공동위 구성은 지난 1992년 2월 남북 기본합의서, 2007년 11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 후 열린 국방장관 회담에서 합의됐지만 실현되진 못했다.

남북이 1992년 5월 체결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에는 ‘군사공동위 위원장은 차관급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번 장성급 회담에서는 이 때 합의사항을 대부분 준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당시 군사공동위를 남북 각각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위원 5명으로 구성한다고 합의했다. 수행원은 15명으로 하며 필요에 따라 쌍방이 합의해 조정할수 있도록 했다.

군사공동위 회의는 분기에 1차례씩 판문점, 서울, 평양 등에서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며 필요하면 쌍방이 합의해 수시로 개최할 수 있다고 당시 규정했다.

지난달 평양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군사공동위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와 차단 및 항행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서해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구역 조성 등을 논의하게 된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