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주경야독’ 해군 김덕규 병장, 軍복무 중 자격증 15개 취득 화제
뉴스종합| 2019-01-10 10:32
-선임 김우진 병장이 군생활 중 자격증 15개 취득하자 ‘감명’
-본인도 해보자며 주경야독하며 군부대 내 면학 분위기 이끌어
-해군의 취업지원정책도 한몫..휴일 전날 무제한 독서실 개방 

김덕규 해군 병장이 군복무 중 취득한 자격증 15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해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복무 중 자격증을 15개 취득한 해군 병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 소재 2함대 보급지원대 소속 김덕규(26) 병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병장은 자신의 선임인 김우진 예비역 병장(22세)이 군 생활 중 자격증 15개를 취득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10일 해군에 따르면 김 병장은 지난 2017년 5월 자대 배치 이후 지금까지 유통관리사와 국제무역사 등 무역과 회계 분야 8개, 정보처리기능사 등 행정 및 실무 분야 5개, 한국사 1급 등 교양 분야 2개 자격증을 연속으로 취득했다. 넉 달에 3개씩 자격증을 딴 셈이다.

김 병장은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다니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해군에 입대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에도 취업을 위해 전공 관련 자격증을 5개나 취득했다. 이러한 김 병장의 노력은 입대 후에도 계속됐다.

군 복무 중 자격증 공부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군 생활 중 주경야독으로 자격증을 15개 취득하고 지난해 7월 전역한 김우진 병장을 부대 독서실에서 처음 만난 뒤 용기를 얻었다.

김 병장의 직책은 유류병으로 함정에서 발생한 ‘빌지’를 처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빌지는 함정 밑바닥에 고여 있는 물과 기름의 혼합물이다. 일과가 끝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면 온몸에 기름 냄새가 배는 고된 일이다.

힘든 여건에도 김 병장이 일과 후 자격증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해군의 취업지원 정책 등 자기계발에 우호적인 근무 여건 덕분이었다. 해군은 장병들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을 장려해왔다. 이를 위해 부대별로 자격증 관련 도서를 구비하고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 환경을 개선하고 이용 시간을 야간까지 연장했다.

자대 배치 이후 부대 도서관을 둘러보던 김 병장은 유통관리사 도서를 발견하고 전공을 살려 자격증을 취득해보자고 처음 마음먹었다고 한다.

김 병장은 주로 부대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활용했다. 부대는 장병들의 학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 평일은 자정까지, 휴일 전날에는 무제한으로 독서실을 개방했다. 또한 사이버지식정보방도 학업 목적에 한해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김 병장은 공부 시작 2개월 만인 2017년 7월 군 복무 중 처음으로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병장의 자격증 공부는 부대 내 자격증 취득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매달 늘어가는 김 병장의 자격증을 보며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장병들이 하나둘씩 공부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나 한국사처럼 취업 공통 자격증의 경우에는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도 생겨났다.

지난해 8월에는 김 병장과 함께 공부하던 장병 5명, 11월에는 3명이 자격증을 함께 취득했다.

오는 11일 전역하는 김 병장은 “부대에서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면서 일과 이후에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모두 놓치기 싫었다”라며 “다행히 부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줘 목표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병장은 “해군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