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국방부 “레이더 갈등 타협 불가…日 저고도 위협비행 맞대응 하겠다”
뉴스종합| 2019-01-16 11:58
-日 억지주장 용납 못해…자제모드 접고 강력 대응

-군, “타협 하려해도 일본이 계속 국제쟁점화 시도”

-힘겨루기 본격화…한일 외교안보 대충돌 이어질 듯


일본 초계기가 우리 광개토대왕함에 근접비행하는 장면.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리 군은 최근 불거진 ‘한ㆍ일 레이더 갈등’에 더이상 타협점은 없다고 보고 강력히 맞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일 중간수역에서 발견된 일본 함정에 대해 근접 위협비행을 불사키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레이더 갈등’ 관련 한일 장성급협의에서 일본이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의 전체 레이더 정보를 요구하는 등 도를 넘는 행태를 보임에 따라 이같은 강경 맞대응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일본의 강경한 반발과 함께 한ㆍ일간 외교안보 충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이번 레이더 갈등의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레이더 주파수 특성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과연 일본이 그런 정보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일본은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를 요구하는 등 우리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를 내놨으며 이런 것은 대단히 무례한 것이며 사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며 “그렇다면 강경대응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일본이 사태 해결 의지가 없으면서도 이 문제를 계속 국제 쟁점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 일본이 더 이상 억지 주장을 할 수 없도록 정면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키로 했다.

국방부 다른 관계자는 “광개토대왕함에 대해 일본 측 초계기가 근접 위협비행을 한 것에 대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만약 그런 식의 근접 위협비행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우리도 일본 함정에 대해 그런 식으로 대응하지 말란 법이 없다”고 했다.

앞서 한국과 일본은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레이더 갈등’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성급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날 한일 국방당국은 오전에는 주싱가포르 한국대사관, 오후에는 주싱가포르 일본대사관에서 일본 초계기 관련 사안에 대해 한일 실무급 회의를 개최했다. 

우리 측에서는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과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 일본측에서는 히키타 아쓰시 통합막료부(우리의 합참) 운용부장(항공자위대 중장급)과 이시카와 타케시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대표로 나섰다.

일본 측은 레이더 주파수 증거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 정보 일부와 광개토대왕함 레이더 체계 정보 전체를 교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일본 측이 수집했다고 주장하는 레이더 정보를 바탕으로 추후 전문가들의 상호 검증을 받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평행선을 달리다 회의를 종료했다.

한편 한일 레이더 갈등은 지난달 20일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에서 우리 해군이 조난당한 북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우리 함정에 근접 비행한 일본 초계기가 한국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사격용 레이더빔을 맞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일본은 한국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고, 우리 군은 사격용 레이더빔을 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근접 위협비행한 일본 측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맞섰다. 

양국은 지난달 27일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급 화상회의를 열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이후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촬영한 당시 동영상을 한국어, 영어, 일어 등 3개 언어로 공개하며 국제 쟁점화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한국어, 영어, 일어와 유엔 공용어를 비롯한 5개 국어로 반박 동영상을 만들어 대응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