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트럼프, 닷새째 침묵…볼턴 “北 핵ㆍ미사일시험 재개시 큰 영향”
뉴스종합| 2019-03-20 10:41
-트럼프, 최선희 회견 이후 닷새째 침묵
-北 자극 자제로 확전 방지…물밑 압박은 계속
-北, 中ㆍ러ㆍ유엔대사 평양 소집 눈길
-코츠 美국가정보국장 방한…대북상황 공유

북미간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물밑 기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하노이 북한대사관 게시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을 공식 친선방문한 사진과 함께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사진 2장(오른쪽 끝)이 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물밑 기싸움이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북미 양측은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내세워 비핵화협상 중단과 핵ㆍ미사일 시험 재개 가능성 시사라는 초강수를 던진 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수싸움에 들어간 모습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하는 가운데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이 나서 대북 압박과 대화 촉구를 병행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했던 약속”이라며 “만약 북한이 핵ㆍ미사일실험을 재개하기로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유예 약속을 어기고 핵ㆍ미사일실험을 감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매우 밝은 경제적 미래를 향한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걸어 들어오는 것은 정말 북한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이날 국무부가 전한 지역 언론과의 전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느 행정부가 일찍이 구사해온 것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북한에 가하고 있는 한편 가장 성공적인 외교적 관여를 동시에 하고 있다”며 “이러한 쌍끌이 노력,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해결을 달성하기 위한 협상 노력이 진짜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희망한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례적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 부상의 회견이 있은 뒤 지난 주말부터 온간 현안에 대해 특유의 ‘트위터 정치’를 통해 입장을 쏟아냈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닷새째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긴장을 한껏 끌어올린 가운데 불필요한 맞대응으로 확전되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침묵이 김 위원장에게 핵ㆍ미사일 시험에 나서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날 영국 런던으로 날아간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의 런던행에 대해 “영국, 프랑스, 독일의 카운터 파트와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진전시키기 위한 조율된 노력을 논의한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9일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당국 수장인 코츠 국장은 방한기간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을 만나 북한 동향과 현 상황 평가 등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최 부상 회견 이후 추가 입장 표명없이 향후 비핵화노선 지속 여부를 비롯한 대미협상 전략짜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와 김형준 주러 북한대사,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등 북미 비핵화협상과 평화프로세스 논의 구도 속 핵심포스트에 있는 주요 외교관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눈길을 끈다. 이들의 평양행을 두고 연례적인 재외 공관장회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향후 큰틀의 전략을 가다듬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