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트럼프 “김정은, 매우 터프하고 똑똑한 사람”
뉴스종합| 2019-06-17 14:43
-ABC방송 인터뷰 “나한테는 잘 대접해왔다”
-친분 강조하면서도 “달라질지 모른다” 여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 당장은 매우 좋은 관계”라면서도 언젠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작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담소를 나누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매우 터프한 남자이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람을 매우 잘 대우하지는 않지만 나에 대해서는 잘 대접해왔다”면서 “어느 시점에는 그런 것이 달라질지 모른다. 그러면 나도 역시 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하지만 지금 당장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정말로 매우 강한 관계”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핵협상과 관련해서는 “실험도 없고, 어떤 것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는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비롯해 북미관계에 있어서도 협상의 끈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북한의 대응 여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압박의 메시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ㆍ12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와 관련해서는 비보도를 전제로 조금 공개하겠다면서 “매우 좋은 편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핵실험은 없었고, 매우 짧은 거리를 제외하면 근본적으로 정말로 아무런 시험이 없었다”면서 “그가 시험한 것은 솔직히 말해 많은 다른 나라들이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달 두 차례 무력시위에 나서기는 했지만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은 아니며 북핵외교 성과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 때도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 시도와 무력시위에 대해 “모두가 제재를 위반하려고 한다”, “단거리미사일들을 발사했다”고 언급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톱다운’식 대화 재개 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과도한 자극을 회피하려는 유화메시지라는 해석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문제와 식량난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자국민을 투옥하고 굶주리게 한다는 지적에도 “그것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낀 뒤, “북한은 경이적 입지를 갖고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가 그것을 해내는 유일한 길은 핵무기 없이 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김 위원장의 이복형으로 암살당한 김정남이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이었다는 설에 대해서는 “내 치하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소식을 전하는 자리에서도 “내 체제 아래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